6·4 지방선거 인천시장 5인의 후보로 압축되다

새누리 이학재 출마포기 안상수-유정복 경선
통합신당 송영길 현 시장과 문병호 의원 대결
유정복 낮은 지지율과 굴러온 돌 이미지 숙제

6·4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에 나설 새누리당과 통합신당, 정의당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서구·강화 갑)이 출마 포기 선언을 하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지하면서 새누리당 인천시장 출마 후보는 유 전 장관과 전 인천시장인 안상수 예비후보로 압축됐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새누리당 중앙당사에서 유 전 장관과 공동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인천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유 전 장관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자리를 따지지 않겠다. 새누리당 승리, 인천의 성공 등에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 의원은 결정은 인천의 발전과 대한민국 번영을 위한 고뇌 속에 나온 희생적인 결단이었다“며 “이 의원과 손잡고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인천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새정치연합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의 후보는 송영길 현 인천시장과 문병호 의원(부평 갑)이다.

문 의원은 지난 3일 “송영길 시장이 인천시 재정건건화를 위해 아시아경기대회 반납 등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열중해 원도심을 소외했다는 평가를 받은 점이 아쉽다. 특히 측근 비리가 발생하는 등 소통이 부족했다”며 “이런 모습에 실망하고 변화와 혁신을 원하는 시민과 서민 행복 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인천시장 출마 선언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지난 10일 수도권에서 인천을 제외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계획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일찌감치 예비후보에 등록하고 활발한 선거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새누리당은 유 전 장관과 안 예비후보로 좁혀졌지만, 양 후보 모두 송 시장에 뒤지는 지지율이 문제다. 그동안 새누리당 후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송 시장을 넘지 못했다.

한겨레신문과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6∼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송 시장과 유 전 장관 맞대결에서 송 시장이 유 전 장관에 8.0%p 앞섰다. 송 시장 지지율은 43.2%, 유 전 장관은 35.2%를 기록했다. 송 시장과 안 예비후보 지지율은 각각 50.2%, 30.9%였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 조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조사에서 송 시장과 유 전 장관 지지율은 각각 48.3%, 37.7%, 송 시장과 안 예비후보는 각각 49.3%, 39.4%로 송 시장이 새누리당 두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유 전 장관은 송 시장보다 낮은 지지율 외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신의 출마와 이학재 의원 출마 포기가 스스로 원해서 보다는 박심(朴心)과 당에 의해서라는 의심을 풀어야 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유권자들로부터 새누리당이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아 민심이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유 전 장관이 인천 출신이지만 그동안 정치 활동 무대가 김포여서 취약한 지역 기반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의원의 지원이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단단한 조직이 필요하다.

안 예비후보 반발을 어떻게 풀지도 유 전 장관의 고민일 것이다. 안 예비후보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장관과 이 의원이 있지도 않은 박심을 팔아 후보가 되려는 거짓 연대, 가짜 연대에 불과하며 이에 대한 인천시민과 새누리당원의 평가는 냉정할 것”이라며 중도 포기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통합신당 효과가 계속 이어질 경우 유 전 장관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와 같이 야권연대 또는 야권단일화가 이뤄지면 선거 승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송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지만 최근 측근 비리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고교 동창이자 국회의원 시설 보좌관이었던 김효석 전 인천시장 비서실장은 대우건설사로부터 5억원을 받아 1심에서 징역 7년, 벌금 5억, 추징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또 송 시장과 연세대 동문인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출장 때 일본 파친코 재벌로부터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권익위에 제소돼 인천시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됐다.

통합신당이 원활히 진행되면 송 시장에게는 플러스 요인이 되겠지만 진행 과정이 지지부진하거나, 최악의 경우 실패로 끝나면 오히려 毒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 지지에 비해 떨어지는 당 지지율도 송 시장에게는 부담이 된다. 리얼미터 조사(지난 3∼7일)에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7.8%, 통합신당 38.3%이었다. 다행인 것은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투표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지 질문에 경기·인천은 새누리당 43.4%, 통합신당 41.9%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이어져 새누리당 주요 지지층인 중장년층, 특히 50대 이상이 투표에 적극 나서면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일인 6월4일(수요일) 이틀 후가 휴일인 현충일이라는 점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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