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 출마의 뜻을 밝힌 조택상 동구청장과 배진교 남동구청장이 통합신당 출현 이후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신당 이전에는 ‘정의당’소속 현역 구청장으로 충분한 승산이 있었지만 거대 야권인 통합신당이 무(無)공천으로 선거를 치르기로 하면서 판세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통합신당 계열의 무소속 후보와 정의당 소속 구청장 후보로 경쟁을 벌인다면 득과 실이 동시에 예견된다.

일단 정의당 소속일 경우 주민들은 정의당을 야권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에 야권을 지지하는 주민들에게는 외면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 1인과 무소속 야권 후보, 2인을 상대로 경합을 벌여야 하니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경험상 현장과 밀접한 생활정치는 소속당이 필요 없다’는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있지만 무소속 출마 또한 녹녹치 않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성과를 인정받은 현역 구청장이라는 프리미엄은 있겠지만, 역시 통합신당 계열 무소속 후보와 다자 경합 구도를 피할 수는 없다. 또 선거를 위해 당의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도 감내해야만 한다.

결국 정치적으로 새로운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상황은 이두 저두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려면 야권 계열의 무소속 단일후보가 되어 새누리 후보와 선거를 치르는 것 밖에 없다는 결론만 내놓은 채 고민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 차원에서도 수도권 최초 진보구청장 2명에 대해 고민이 크다. 표면적으로는 정의당 후보로 선거를 치르기로 했지만 이들이 당의 입지와 명분을 세우는 ‘최후 보루로 남아있는 셈’이라 이들의 승리는 절실하기 때문이다.

만일 거대 통합신당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인지도와 지지도가 약한 ‘진보당’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밀릴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통합신당과 야권연대를 통해 단일후보 형식으로 무소속 출마를 추진하지 않고서는 무소속 출마는 어떤 명분으로도 인정할 수도 없다.

한편 10일 정의당의 6·4 지방선거 서울·경기지사 불출마 선언이 이후 선거구도 변화를 예고하는 사전신호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 차원에서 밝힌 서울·경기지사 불출마 이유는 다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표면적으로는 ‘협력할 수 있는 야권 후보들이 있다는 판단’과 ‘야권이 다자 구조에서 거대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야권 단결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발언은 정의당 후보 당선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해 협력이라는 명분으로 포기하고 이후 기초선거에 총력 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천호선 대표가 통합신당의 연대와 관련해 ‘통합신당의 후보가 결정되고, 먼저 정의당 측에 연대요청을 해오면 고민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 심상정 원내 대표가 ‘(자신의 불출마를 놓고)정의당이 야권 전체의 승리에 복무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표명한 것으로 보아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의당 인천시당은 “현재로는 당이 정한 원칙대로 시장 선거와 기초선거를 치르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못박고 “12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정의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출마 선언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