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
3분의 2 이상 3·4기에 발견 … 완치율 30% 불과

골반 부위 불편감·하복통 등 증상 … 가족력 위험 인자

자궁암보다 비교적 예후 나빠 … 치료후 세심한 관리 필요

난소는 3㎝ 정도의 크기로 자궁과 난관의 바깥 부위에 위치하며 연령과 주기에 따라 여성 호르몬, 주로 에스트로겐과 황체 호르몬을 분비하여 월경과 임신, 신체 대사 등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곳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한 후에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용한 살인범 (Silent killer)’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에 약 1천800명이 발생하여 전체 여성암의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20세 이전에 나타나며 난소암 전체의 5% 정도를 차지하는 악성 생식 종양을 제외한 ‘상피성 악성 종양’은 40대 후반에서 증가하기 시작하여 50대 이후 폐경기에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이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80~90%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나, 상당히 진행된 3, 4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3분의 2 이상으로, 이 경우 치료를 하여도 완치율이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치명적인 암의 한 종류이다.

초기 증상은 경미하여 진단이 힘들다. 주요 증상으로는 골반 부위의 불편감이나 팽만감, 소화제나 제산제로 낫지 않는 소화불량 증상, 하복통 등이 있으나 대부분은 난소암으로 진단하기는 매우 어려워 상당히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의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위험 인자로는 가족력, 특히 어머니, 자매가 난소암의 병력이 있는 경우는 3배 정도 높다. 유전 소인이 있는 경우는 모든 난소암의 5~10%를 차지한다. 아기가 없는 여성, 수유, 빠른 월경과 늦은 폐경 등이 있으나 90% 정도에서는 이런 위험 인자가 없는 경우이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진단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진찰 시 가장 많이 발견될 수 있다. 진찰 시 이상이 나타나면 질식(膣式)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혈액을 채취하여 CA125라는 종양 항원 검사를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검사를 하여도, 조기 난소암의 진단에는 한계가 있어 향후 더 민감한 검사법의 개발이 요망된다. 왜냐하면 CA125는 임신, 자궁근종, 골반염, 양성 난소 종양, 자궁내막증 등 산부인과적인 질환 이외에 유방, 췌장, 간, 폐, 대장의 질환의 경우에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수술로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시행하지만, 기본적으로 난소는 물론, 난관, 자궁 및 전이된 장기(대장, 소장, 복막, 간, 비장, 장간막, 골반 및 대동맥 임파선)를 일부 혹은 모두 절제하여 병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나 연령, 병의 진행 정도, 향후 임신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수술 후 제거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종양의 크기가 작을수록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 수술의 원칙이다. 수술 후 1기 후반 이상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항암제를 3~6회 정도 투여하게 된다.

진행이 된 상태에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궁암보다 예후가 비교적 나쁘며 2~3년 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그 기간 동안은 3개월 정도마다 외래를 방문하여 진찰, 혈액 종양 항원 검사, CT/MRI/PET 검사 등을 시행한다.

30, 40대에 수술시 양쪽 난소를 제거하여 폐경이 젊은 나이에 초래된 경우에는 여성호르몬 대체 요법을 시행하여 삶의 질 향상 및 골다공증, 심혈관질환과 같은 노화 예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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