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어른들에게 요즘 청소년 문제가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음주나 흡연, 가출, 학교 폭력이라고 대답한다.

청소년들은 같은 질문에 학업, 진로, 성, 친구문제 등 이라고 대답한다. 전자는 주로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문제’로 분류되며 비행이라 불리는 행동들이다. 청소년들의 대답은 자신이 ‘느끼는 문제’에 가깝다.

그러나 앞으로 제기될 청소년 문제는 그들이 한 사회에서 겪고 견디어야 할 구조적 문제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사회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변화무쌍한 입시제도와 교육열, 좁은 취업문 등을 해결하고 생존해야 하는 것은 ‘당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미 청소년 관련 국제회의에서는 교육과 고용, 빈곤과 건강 등이 중요문제로 제기된 바 있으며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던져진 과제로는 세계적 경제체제의 상호의존, 지구 생태계의 균형유지, 인구조절과 자원부족, 전쟁과 군비경쟁, 과학기술의 진보와 내재된 위험성, 윤리와 가치혼란 등이 거론된다.

매우 거시적인 안목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와 무관한 것이 없다. 덧붙여 우리사회의 심각한 구조적 과제는 통일과 저출산 및 고령화일 것이다.

이제는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문제’에 제한된 미시적 시각이 아니라 보다 총체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청소년문제와 환경에 대해 책임 있는 고뇌를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원망하는 청소년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세 이하 청소년 인구는 1천152만 명으로 추산돼 총 인구 중 23.8%를 차지했다.

1970년의 청소년 인구는 1천650만 명에 달했고 비율도 50%를 상회했다.

그 뒤 이 비율은 90년 33.8%, 2000년 27.5%로 뚝뚝 떨어졌고 2014년에는 청소년 인구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학교에 다니는 연령대(6~21세)의 학령 인구도 급격히 줄고 있다. 학령 인구는 올해 1천40만 명으로 80년대 보다 약 400만 명이 줄었으며 2020년이 되면 76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때가 되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성 및 보호 등 청소년 관련 업무는 국가청소년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의 담당 부서와 전문 청소년단체들이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기관운영 및 사업들은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운용되고 있다. 마땅히 사업(프로그램)의 선정과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그 기준은 여전히 양적인 기준에 치우쳐 있다.

청소년이 이렇게 줄어들고 있는데도 얼마나 참여했으며 얼마나 늘렸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심지어는 동원식 전시행사를 강요하기도 한다.

청소년의 문제를 해결하고 생존경쟁력을 갖추게 하는데 있어 미시적, 개별적, 양적 접근은 이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거시적, 집단적, 질적 접근으로의 전환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2005년 말 인천시 청소년(10-19세) 인구는 전체인구의 14%를 약간 상회하고 있다.

이들은 타지에서 온 부모세대와 달리 인천에서 나서 자라난 세대이다. 인천이 고향인 청소년들이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갖도록 하는 일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과제이다.

지역 청소년들을 건전하게 육성, 보호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지역사회 전체의 과제이며 우선적인 투자가 필요한 곳이다.

이에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14개의 단체가 인천청소년단체협의회를 창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입시 중심의 교육환경 속에서 자아개발과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체험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환경 개선을 위해서 개별단체의 일시적 프로그램을 넘어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인천청협은 청소년들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단체간의 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학교 · 학부모 ·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만들어 사회적 연대의 구심축을 형성하여 보다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청소년 정책수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이제 청소년 육성과 보호는 지자체와 청소년 단체,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지역사회의 과제이다.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 정책과 지원이 표류되지 않는 우리시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