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는 처음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 동인천점(엔조이쇼핑몰 2층)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매장이 입주해 있는 ‘엔조이쇼핑몰’이 자사 사정을 들어 가게터를 비워달라는 요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동인천점은 이에 따라 오는 18일(토)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
문제는 이전장소를 마땅히 마련하지 못해 언제 어디서 다시 개장을 할 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
지난 2년여간 동인천점을 이끌어온 자원봉사자들은 새 보금자리를 기증해줄 천사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나타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이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는 최근 광명에 63호점이 개점할 만큼 전국적인 인기를 인기를 끌고 있는 재활용품매장이다.



 
쓰지 않는 헌 물건, 아직 사용하지 않은 새 물건을 필요한 이웃을 위해 내놓고, 그것을 이웃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나눔과 실천운동이다. 특히 수익금은 모두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므로 간접적이나마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 동참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04년 2월23일 문을 연 동인천점은 그동안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에게 인기를 끌며 지역의 재활용실천센터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영화관유실물 특별전’ ‘인천항만공사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하루’ ‘동산중학교 9인방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인천공항유실물특별전’ ‘인천 중구청 공무원과 함께 하는 하루’ 등 각양각색의 인천사람과 기관 단체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자리를 잡았다.

자원봉사자의 참여도 꾸준히 늘어,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나와 봉사를 하는 열성팬까지 생겼다. 폐장을 며칠 앞둔 15일, 자원봉사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매장 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다른 매장을 기증해 줄 분을 찾을 여유도, 이곳을 단골로 이용하시는 시민 여러분께 매장이 문닫는다는 것을 충분히 알릴 시간도 없이 이런 상황이 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



 
아이들 옷을 사기 위해 이날 매장을 찾은 윤현순씨(36)는 “1주일에 평균 하루는 이곳에 와서 가족들 옷가지와 접시, 컵같은 생활용품, 동화책, 딸아이 머리끈 등을 사가곤 했다”며 “새로 사는 것처럼 깨끗하고 좋은 물건을 싸게 사서 쓸 수 있는 곳이 없어진다니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동인천점은 아름다운 재사용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일하는 아름다운 가게를 위해 소중한 매장공간이나 이전비용을 기부해줄 천사를 기다리고 있다. ☎(032)773-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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