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지언정 무릎 꿇지 않으리 다시 일어서서 끝까지 싸워서 승리하리”
인천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가 올 시즌 들어 새로 만들어 부르는 응원곡의 내용이다.
인천 서포터즈에 따르면 지난 8월 12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FA컵 8강전 호남대와의 경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이 곡은 쿠바의 혁명가인 체 게바라가 남긴 명언 가운데 ‘무릎을 꿇느니 서서 죽는 것을 택하겠다’는 말을 인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인천의 당시 상황은 전기리그에서 2승8무3패로 10위, 컵대회에서 1승4무8패의 성적으로 최하위로 떨어졌으며 특히 홈 12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였다.
인천 서포터즈는 선수들에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꿋꿋하게 싸우라는 격려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서포터즈의 새로운 응원곡에 힘입어서인지 호남대를 2대1로 꺾고 창단후 처음으로 FA컵 4강에 진출했다.
또 후기리그 들어 선전을 거듭하며 홈경기 무승의 굴레에서 벗어나 후기리그 3위, 통합순위 4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은 오는 15일 대구FC와 중요한 일전을 치르기 위해 원정을 떠난다.
인천이 이날 경기에서 이기고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선두를 차지할 수도 있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는 대구는 인천에게는 천적과 같은 팀이다. 왜냐하면 인천이 창단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못 이겨본 유일한 팀이기 때문이다. 인천은 올 시즌 컵대회까지 대구와 8차례 경기를 가져 6무2패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가진 대구 원정경기에서는 인천에 5대0의 큰점수차로 패배의 쓴잔을 안겨준 팀이기도 하다.
인천이 올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후기리그 우승을 하거나 둘째 지난해처럼 통합성적에 의한 방법이다.
이렇기 때문에 인천의 선수들과 서포터즈는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최대 고비에서 맞는 이번 대구 원정경기를 앞두고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
선수들은 선수 나름대로 지금까지 한번도 이기지 못한 대구를 이겨 플레이오프 진출의 교두보를 삼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또 서포터즈는 새로운 응원곡을 부른뒤 홈경기 무승 행진에서 벗어났듯이 대구와의 무승기록도 말끔히 털어주기를 바라며 대규모 원정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흔히 플레이오프를 ‘가을의 축제’ 또는 ‘가을의 향연’이라고 부른다.
비록 K-리그의 플레이오프가 팀수가 적고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 때문에 도입한 제도지만 인천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한국축구사에 또하나의 금자탑을 쌓게 되는 일이다.
올 시즌의 결실을 보게될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이번주말에 인천 팬들의 자부심이 한껏 높아지는 승전고를 기대해본다.
<여승철 인천 유나이티드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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