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시 ‘칼춤, 시를 지어 미인에게 주다’, 원태연 시인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바늘을 의인화해 제문형식으로 쓴 ‘조침문(弔針文)’까지. 세 작품이 전통춤으로 탄생했다.

인천시립무용단이 ‘무용을 통한 교육프로젝트-문학속으로’ 레퍼토리로 선택한 무대다.

매년 가을 펼쳐온 창작춤공연 ‘가을춤 여행’을 지난해부터는 명작을 골라 이야기가 있는 춤 무대로 펼치고 있다.

정약용의 시 ‘칼춤, 시를 지어 미인에게 주다’를 그대로 제목으로 따왔다.

창무회 상임안무가이자 극단 ZIZ 레퍼터리컴퍼니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최지연씨가 안무했다.

“살면서 수 없이 던진 내 화두에 비수가 되어 꽂힌 칼은 과연 몇 개인가. 진검은 장인의 공력으로 긴세월 다듬어진만큼 그 활용성은 곧고 바르고 진실할 수 있다. 나도 이러고 싶다.”

진주검무의 구성과 손놀림 동작을 도입했다. 태극선과 S선의 반복·확장을 통해 전통에서 강조하는 몸 좌우세의 흐름을 표현했는가 하면, 다양한 손사위를 응용했다.

두번째 무대는 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에 춤을 입힌 ‘독백에 머물다’. 지난해 ‘춤마당 흥마당-한국춤을 빛낸 남무 스타전’에 선 유봉주씨가 작품을 짰다.

“넘어졌더라도, 그래서 아픈 이가 있다면, 그래도 눈물 떨구고 다시 걸어갔으면 한다”고 안무가는 작품의도를 푼다.

마지막은 조침문 ‘오호 통재라, 오호 애제라, 바늘이여’다. 장지영 시립무용단 제1차석단원이 작품화했다.

“남달리 정회가 깊은 바늘을 뿌러뜨린 여인의 섭섭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제문으로 적어 영결하는 내용이 마음에 끌렸습니다. 한낱 미물인 바늘이지만, 이를 통해 한 여인의 일생을 비출 수 있기에 바늘이 곧 여인입니다.”

12·13일 이틀동안 오후 7시30분부터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70분간 가을춤 여행으로 인도한다. ☎(032)420-2788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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