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 인천한방병원장, 한방재활의학과 송윤경

황금같은 추석연휴가 다가온다. 일상생활의 각종 스트레스-과중한 업무, 공기오염, 대인관계-를 잠깐 뒤로 하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모처럼의 긴 연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가위 음식은 특히 고열량, 고지방식이 많고, 오랜만의 친지들과 만남으로 활동량이 적어지기 쉬우므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색 경계경보라 아니할 수 없다.

한의학에서는 양생(養生)의 도 가운데 ‘음식유절(飮食有節)’을 언급하여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하여 평소에 먹는 음식이 약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식이원리를 주장하였다.
현명하게 건강을 지키면서 연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 어떤 음식을 조심할 것인가
추석은 풍성한 음식으로 인해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명절. 조심하여야 할 고열량, 고지방 음식으로는 송편, 각종 부침과 전, 토란국, 갈비찜, 식혜 등을 들 수 있다. 송편은 무엇을 넣는가에 따라 조금 달라지기는 하지만 깨를 넣은 송편의 경우에는 5~6개 정도만 먹어도 밥 한 공기와 맞먹는 칼로리를 가지고 있으며, 제사음식으로 쓰이는 부침, 전 등에는 평소보다 많은 식용유가 쓰일 수 있다. 추석에 즐겨먹는 토란국도 보통의 맑은 국보다는 칼로리가 높으며, 당도가 높은 식혜와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 주는 갈비찜도 그러하다. 또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소화를 돕는 효소인 리파아제가 유실되기 쉽고, 리파아제가 없다면 지방은 몸의 여러 기관에 정체되고 축적될 수 있으므로 부치고, 볶는 조리과정을 거치는 추석음식은, 평소에 먹는 음식에 비하여 같은 양을 먹더라도 훨씬 많은 음식을 먹은 것처럼 비만해지기 쉽게 된다.

▶ 비만의 정도에 따라 식이요법을 선택
비만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kg/m2)를 기준으로 18~22.9까지를 정상, 23~24.9는 과체중, 25~27.9까지를 경도비만, 28~29.9는 중등도비만, 30이상을 고도비만이라고 분류한다.
1) 정상 및 과체중 범주의 사람이라면 고열량음식을 과도하게 먹지 않도록 ‘열량조절’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열량조절을 위해서는 음식의 종류를 선택하거나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만약 줄이는 것이 어렵다면 개인접시를 사용하여 평소에 먹던 양을 계산하여 초과하지 않도록 양을 조절할 수 있다.
2) 경도비만이상의 비만한 사람이라면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열량제한’의 식이요법을 하도록 한다. 저열량 식이요법은 하루 1200~1500 kcal 내외의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 위에서 언급한 추석음식 대신 밥과 국, 몇가지 반찬의 일상적인 음식로 구성된 식사 2끼와 가벼운 1끼 식사, 그리고 약간의 간식이 허용되는 정도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조리를 할 때 가능하면 설탕과 소금과 같은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거나, 송편의 속을 깨대신 콩을 사용한다거나, 갈비 음식 등을 살코기 위주로 만들거나, 부침과 전 등을 만들 때 올리브 오일이나 들기름과 같은 것을 사용하도록 미리 신경을 쓴다면, 훨씬 더 좋다.
3) 마지막으로 고도비만이거나 연휴를 이용하여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식요법’ 혹은 ‘하루 단식’과도 같은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일정기간 음식의 절제와 조절을 통하여 체내에 축적된 독소를 배출하고 몸의 여러 기관을 쉴 수 있도록 하여 자연치유력을 극대화시키는 절식요법은 양생의 한 방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죽 등을 이용하여 식사량을 줄이는 준비기간 약 2~3일, 본격적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단식 1~2일, 다시 죽 등을 이용하여 회복식을 하는 약 2~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총 식이요법 동안에는 가능하면 녹차 및 생수, 감잎차 등으로 수분섭취를 하고 죽 등은 검은 콩, 해조류, 야채 등을 이용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과로보다는 가벼운 운동, 산책, 명상, 호흡과 반신욕 등으로 몸과 마음이 편하도록 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당뇨, 고혈압, 변비,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만환자라면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 과식은 욕구불만의 대리만족 결과
우리가 먹는 음식은 때로 내면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사랑받고 있다는 만족감,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존감 등이 부족한 경우 음식에의 갈망은 더 커질 수 있다. 연휴기간 바쁜 일상에서 눈을 돌려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는 넉넉한 마음과 여유가 음식을 절제할 수 있는 자제력을 갖도록 돕는, 다이어트를 하는 첫 번째 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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