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이미 다른 지자체가 유치를 성사시켜 확정 단계에 있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뒤늦게 유치해 개최하겠다고 밝혀 개최 여부가 불확실한 국제행사를 서둘러 발표하는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09년 국제도시엑스포 행사를 추진하면서 F-1(포뮬러 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개최를 주요 사업의 하나로 선정했다.

시는 세계도시엑스포 개최기간중 대표적인 국제자동차경주 행사인 F-1 대회가 열릴 경우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경제자유구역 등 발전된 인천의 모습을 대내외에 적극 홍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대회 개최를 주요 사업의 하나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교통여건 등을 고려,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내 부지를 개최장소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F-1대회는 전남도가 이미 지난해부터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J프로젝트)의 선도사업으로 추진해온 사업으로, 도는 지난 3월 F-1 주관기구인 FOM(포뮬러 원 매니지먼트)측과 오는 2010년 대회 개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더욱이 전남도와 FOM은 대회 첫해인 2010년분 개최권료 350억여원에 대한 취소 불능 신용장을 지난 6월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에 개설해, 양측은 대회 개최를 위한 협약 조인식만 남겨 놨을 뿐 사실상 유치가 확정된 상태다.

전남도는 당초 대회 유치를 추진해왔던 경남도가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이미 지난해부터 F-1지원과를 신설하고 대회 전권을 가진 FOM과 접촉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전남도는 또 F-1 국내 프로모터인 MBH(M 브릿지 홀딩)와 공동출자 법인을 설립, J프로젝트 개발 예정지내에 100만평 규모로 경기장을 짓기로 합의해 놓고 있다.

F-1대회의 경우 주관기관인 FOM측이 1개국 1대회 원칙을 고수해 전남도가 먼저 유치를 확정할 경우 인천은 대회 유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는 대회 주관기관과의 접촉 등 기본적인 유치 노력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부터 대회 유치를 선언해 성사여부는 제쳐 둔 채 행사계획만 발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상수 시장은 지난 5·31 지방선거의 시장 후보 시절 F-1대회 유치를 주요 공약의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2010년 F-1대회 전남 유치는 이미 사실상 확정 상태로, 다음달말 FOM측과 대회 개최를 위한 협약 체결만 남겨 놓고 있다”며 “다른 지자체와 대회 유치를 놓고 경합을 벌일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F-1 유치는 세계도시엑스포 행사의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유치를 공식 선언한 것은 아니다”며 “유치가 가능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29일중 현장조사팀을 전남도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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