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하천의 악취민원을 잠재우기 위해 물값으로 하루에만 1천700만원을 쏟아붓고 있다.

그것도 물값을 지불할 예산이 없어 올 연말까지는 외상이다.

시는 지난 5월25일 본격적인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앞둔 굴포천 유지용수 통수식을 했다.

한강 풍납취수장에서 하루 7만5천t의 원수를 굴포천(13.95㎞)으로 끌어들여 수심 30㎝에 초당 0.2m의 유속으로 흘려 보내는 것이다.

이는 오는 10월부터 자연형 하천 조성공사에 들어가는 굴포천의 차집관로 사업으로 유지용수가 거의 없자 당장 쓰지 않더라도 미리 확보해 두자는 차원이었다.

통수식을 가진 뒤 유지용수가 없는 굴포천이 건천화하면서 썩은 퇴적토에서 악취가 진동하자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다.

하천에 물을 채우면 냄새는 덜 나는 법. 시는 지난 2일부터 한강 풍납취수장에서 끌어 들인 원수를 굴포천에 채워 민원을 잠재웠다.

하지만 그 대가는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풍납취수장의 원수값은 t당 196원. 이 가운데 환경부에 내야 하는 물이용부담금 140원과 전기료와 인건비 등으로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에 지불해야 하는 돈이 56원이다.

다행히 수자원공사에 납부해야 하는 47.93원은 서울시의 청계천의 전례가 있어 인천시도 면제 받았다.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시는 7만5천t에 이르는 한강 물값으로 하루 1천489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처러야할 대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처리비로 하수종말처리장에 하루 210만원을 또 내야 한다.

굴포천에 댄 유지용수가 리사이클링이 되지 않아 고스란히 굴포하수종말처리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가 굴포천 유지용수로 부담해야 하는 물값은 한달에 5억원이상이다.

시는 오는 2008년 말까지 풍납취수장 원수(하루 7만5천t)를 쓰기로 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협약을 맺은 상태다.

400억원을 들여 굴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을 마무리하는 2009년부터는 굴포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수를 재이용키로 했다.

시는 지금 물값을 낼 형편이 안된다.

지난 추경에 물값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하는 수없이 연말에 있을 정리추경에 반영해야 할 처지다.

이에 따라 유지용수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심 30㎝로 흘려 보낼 게 아니라 10㎝로 줄여 가능한 한 물값을 절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썩은 퇴적토가 물에 잠겨 악취문제도 덜 수있다는 견해다.

한편 공촌천도 자연형 하천조성을 마무리하더라도 유지용수(하루 1만6천t)로 풍납취수장 원수를 사용키로 해 부담해야 할 물값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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