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시 행정의 최대 목표는 오는 2009년에 개최될 예정인 도시엑스포(EXPO)다.

민선 4기 출범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각종 개발계획에 항상 말 꼬리표처럼 언급되는 게 도시엑스포인 것을 보면, 올해의 시정 목표였던 아시안게임 유치는 이미 관심 밖에 있어 보인다.

지난 5.31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안상수 시장은 거의 모든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 영종, 청라지구의 1단계 기반공사가 마무리되는 2009년에 세계도시엑스포를 개최, 전 세계가 인천의 발전상을 확인하고 감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1개월여 만에 도시엑스포 추진 전담부서가 개설되고, 행사 개최시기를 전후해 시 역점 추진사업(48개)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전담공무원(PM, Project Manage)을 지정해 놓았다.

일부에서는 안 시장이 4년 전 불도저라 불렸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독선을 닮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선 4기 첫 국정현안 시도지사 토론회에 참석한 안 시장은 지역의 현안으로 송도 국제도시에 들어설 인천타워(151층)의 조기 착공과 제2연륙교인 인천대교의 조기 개통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도시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사업이라지만, 과연 매립이 끝나지도 않은 매립지에 건물을 짓겠다는 것과, 2009년 10월 준공 예정인 인천대교의 개통시기를 3~4개월 앞당기는 것이 지역의 핵심 현안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지난 16일 있은 월미관광특구 조성과 관련한 회의에서도 도시엑스포는 논의의 기준점이 됐다.

지난 2001년 인천 유일의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지지부진하던 개발 사업을 2009년까지 끝내기 위해서 민자유치 대상 사업에 특혜시비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가 노골적으로 오갈 정도다.

그런데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승인조차 받지 못한 도시엑스포에 이처럼 목을 매고 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엑스포와 관련해 책임 있는 시 관계자는 “도시엑스포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자유구역에 투자유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실제로 공무원 조직에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을 호언하는 정치논리에 자칫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 허황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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