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진출분야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책평가연구원이나 리서치센터 등 민간 연구조사기관의 대표는 여전히 남성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행숙 한국미래정책연구원 원장(45)은 그런 대세에 도전장(?)을 내민 여성이다.




“서울이 아닌 인천에 뿌리를 내리고 중앙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얻는 연구원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그럴려면 연구원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이지요.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정기 영어강좌를 연다거나 연구원들이 대학강의 등을 병행하며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도 그런 뜻에서입니다.”

이 원장은 인하대 행정학 및 정책과학 석, 박사 후 수년간 정책평가와 리서치를 병행하는 모 정책연구원의 부원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04년 10월 연구원(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문을 열었다.

정책연구분야 실무경험 10년 이상의 박사급 연구원 10명 이상을 두고 개원을 했지만, 지역사회의 냉담함은 컸다. ‘인천에 있는 민간연구소라는 데가 얼마나 실력이 있겠어?’ ‘연구원들 학력이 유명대학 출신이 아닌데 제대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까?’ ‘여성이 원장이라는데….’ 인천시를 비롯해 각 구군, 공공기관 등 수많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관들은 하나같이 미덥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중앙부처에서 먼저 알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교육인적자원부, 원자력연구소 등의 성과 관리 및 평가 프로젝트의 하부 위탁업체로 참여하는데 그쳤지만, 점차 위상이 높아졌다. 여성부의 ‘중장기적 성과목표 및 성과지표 개발용역’을 비롯해 해양경찰청의 ‘성과관리를 위한 통합 고객만족도 조사용역’ 등 의뢰가 이어졌다. 올 상반기 완료예정인 소방방재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성과관리체계 구축 관련 용역에는 당당히 공동 수주사중 한 곳으로 참여했다.




“얼마전 드디어 인천에서도 처음 공식적으로 수주를 했어요. 인천항만공사의 ‘경영실적보고서 개선방안 및 작성’ 용역이지요. 연구원들의 출신 학교나 주 사무실이 인천인 점이 용역 수행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오히려 중앙의 내로라하는 민간연구소들보다 더 완벽하고 질높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업체이다보니 수익 창출이 최우선이겠지만, 이 원장은 거기에 매달리지만은 않겠단다. 총 수익의 일정 금액을 적립해 인천의 어려운 이를 돕는데 내놓는다거나, 장기적으로 연구소 건물을 건립해 인천의 토박이 민간연구소로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내 소유가 아닌, 인천지역의 연구소이자 연구원들의 공동소유 연구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를 연구원 도약의 해로 만들려고 합니다. 김계원 부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재정사업이나 정책자금 등과 같은 재정운영 분야의 객관적 평가체계 개발’ ‘정책분석기법의 연구 개발’ 등의 가시적 성과가 곧 나올 예정입니다. 이같은 기법을 토대로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는 여성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여성민우회, 인천YWCA 등 여성단체 평생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성학 강의도 꾸준히 해왔다. 수년간 양성평등을 연구하는 모임체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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