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야구인들이 내년 1월 철거를 앞둔 숭의야구장을 대체할 야구 경기장 건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인하대 야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인하대 관계자들과 접촉, 현 인하대 야구장을 보수해 내년 1월 철거 예정인 숭의야구장의 대체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9월쯤이면 LNG 종합스포츠타운 내 야구장 준공이 가능한 만큼, 그때까지 한시적으로 숭의야구장을 대체할 공간으로 인하대 야구장을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최근 인하대 관계자들을 만나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확실한 대체구장이 확정되지 않는 한 현 숭의야구장의 철거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온 인천지역 야구인들은 이 같은 시의 입장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야구인들은 내년 3월 야구 시즌 시작 전인 2월부터 선수들이 훈련에 들어가야하는 만큼, 최소한 내년 1월말까지는 대체구장이 확정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특히 대체구장은 야구규정에 따라 공식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규격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외야 전광판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 야구협회 관계자는 “규정상 정식야구장은 좌우측 펜스까지 거리가 91m가 돼야하고, 중앙펜스는 105m 이상 돼야 고등부 이상의 대회가 진행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인하대 야구장은 규격보다 좁아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외야 전광판 설치도 그렇고 덕아웃이나 임시로 사용할 협회 사무실 설치도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인하대 선수들이 매일 훈련해야 하는 연습구장을 정식구장으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지역에서는 춘·추계 대학야구를 비롯해 각종 지역대회와 전국대회 지역예선전 등 한 해 동안 총 24차례의 대회가 열린다. 최근 안양으로 2군 훈련장을 옮긴 SK 와이번스도 그동안 숭의야구장에서 2군의 훈련과 시합을 진행해 왔다.

지역내 200여 개에 달하는 동호인 야구인들도 주말을 이용해 숭의야구장에서 시합을 벌이고 있다.

시 야구협회 관계자는 “대체구장없이 숭의야구장을 철거하는 것은 엘리트 체육은 물론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불만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야구협회는 6일 안상수 인천시장을 만나 숭의야구장 철거에 따른 대체구장의 필요성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