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단체장 이후 인천시 남구에 초유의 인사파행 사태가 벌어졌다.

남구청이 공무원 시 전출에 따른 팀장급 등 14개 빈자리를 3주가 지나도록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영수 구청장과 정대유 부구청장간의 미묘한 갈등관계가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는 지난 12일 심의를 거쳐 이 청장에게 인사안을 제출했다. 지난 5월 30일 시 전출에 따른 후속인사로, 세무2과 자동차세팀과 민원지적과 납세관리관 등 6급 2명과 7급 6명, 8급 6명 등 모두 14명을 발령하고, 13일부터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청장은 인사안 결재를 거부했다. 4급 이상, 6급 이하는 인사위원회에서 추천, 정작 임용권자인 청장에게 수정권한이 있다며 재심의를 요청한 것이다. 이를 놓고 현재 구에서는 청장이 원하는 직원이 승진명단에서 빠져 재심의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그러나 이 청장은 인사안 재심의를 구두로만 요구, 정식 공문을 인사팀에 제출하지 않아 본격적인 심의는 시작도 못한 채 시간만 낭비, 공무원들의 애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 부구청장은 이번 인사안에 대해 행정절차상 문제를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공정했다는 입장이다. 청장이 재심의 요청공문이 전해지는 대로 사유의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구청장이 인사위에서 이유없음으로 판단될 시 청장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인사를 둘러싸고 청장과 부구청장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 A씨는 “빠져나간 직원들로 인해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데다가 인사로 술렁거려 업무추진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무원들을 상대로 청장파와 부구청장파로 갈라 줄 세우기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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