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더라도 반드시 득점을 하라’ 지난 2000년 1월 한국은 북중미골드컵에서 어이없는 ‘동전 던지기’로 조별리그 탈락의 불운을 맛봤던 쓰린 추억이 있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코스타리카, 캐나다와 함께 똑같이 2무를 기록했으나 다득점-골득실-상대팀 간의 전적까지 같았던 캐나다와 동전 던지기까지 벌여 8강 진출권을 내주고 말았다.

잊고 싶은 과거지만 6년 전 불운이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생겼다.

아드보카트호는 24일(한국시간) 새벽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16강 진출의 향방을 가늠하게 될 2006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조별리그 1승1무(승점4)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스위스 +2, 한국 +1)에서 1점 뒤지면서 스위스에 조 1위를 내준 한국은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행 티켓 확보 여부를 다투게 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스위스를 꺾는 것. 이 경우 같은 날 벌어지는 프랑스(승점2)-토고(승점0)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스위스와 비기면 프랑스-토고전 결과에 따라 ‘운명의 장난’이 펼쳐질 수 있다.자칫 조별리그에서 무패를 하고도 탈락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지만 가장 안타까운 시나리오는 한국이 스위스와 득점없이 비기고 프랑스가 토고를 2-1로 꺾는 것이다.
이러면 스위스는 1승2무(승점3, 골득실 +2)로 조 1위를 유지하지만 한국과 프랑스는 나란히 1승2무에 승점(3점), 골득실(+1), 다득점(3점)까지 같아지는 상황을 맞이한다.

2006 독일월드컵 경기규칙에 따르면 조별리그 순위를 결정하는 우선순위는 ①승점, ②골득실, ③다득점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같으면 상대팀 간 전적과 골득실, 다득점을 다시 따지게 된다.아쉽게도 한국은 프랑스와 1-1로 비겼다.상대팀간 전적도 따질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한국과 프랑스는 조별리그 순위 마지막 방법인 ‘제비뽑기’로 넘어가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결국 제비뽑기를 면하려면 스위스를 꺾는 게 최선이지만 비기더라도 다득점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반드시 골을 터뜨리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3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당 1.5골을 터트렸다.반면 프랑스는 단 1골에 머물고 있다. 기존의 골감각만 유지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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