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바람 부는 날

 

부산행 완행열차로 떠나는 추억여행
간이역 단풍 내린 고목 아래서
낙엽 향기 맛보며 소슬바람 잠재웠지

토라진 그녀 달래려 찾은 ‘무아 음악실’
신청곡 ‘웨딩케익’은 폐업으로 멈춰
천릿길 오가던 사연도 세월에 묻혔으니

광복동에서 해운대로 돌이킨 발걸음
백사장에 새기던 고백 그 불씨 살려
둘러메고 온 먼지 쌓인 통기타로
밤새 부르던 연가는 파도 타고 퍼지네

- 정채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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