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 없는 사람

 

1인분에
건너편 2인분까지,

​3인분의 고민
그러나 1인분의 침묵입니다

물 위의 파문처럼 옮겨 다니는 관계입니다
밥은 함께 먹었는데

한 쌍의 소문을 속닥거리는
내통하는 귀들

호흡을 들이마실수록 비정형들이 태어나
​누군가는 뒷말 속에서 무럭무럭 자랄 것이며 나는 안전하게 독백을 키울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슬픔 속에서 더 강해질 것이며,
무리에 들지 못하는
돌연변이입니다

눈빛들은 봄
내다보는 나 홀로 봄밖에서 지고 있습니다

소문과 흉 사이, 볼트와 너트가 되지 않는
겨울입니다

- 최연수, 시 '나는 여기 없는 사람'

셋이 모이면 하나가 조금 외로워지는 일이 있습니다.
둘은 남의 얘기를 속닥거리고, 혼자 남은 사람은 소외감이 들거나
뒷담화 주인공을 생각하며 독백을 키우기도 합니다.
여럿이 있을 때의 대화법, 혹은 관계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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