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과세제도를 만들면서 실무부서인 금융위 패싱한 국무조정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가상자산이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불평등한 가상자산 과세제도가 국무조정실의 무조정이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상자산 시장이 한창 달아오르던 2017년 정부는 가상자산과 관계된 관계부처를 모두 불러모아 범정부 가상자산 TF를 발족했다.

모든 정부부처들이 가상자산의 소관부처가 되는 것을 꺼리던 때였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20년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방침이 정해졌다.

유동수 의원(제20대·제21대 인천계양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 국무조정실과 금융위원회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범정부 TF 출범 후 4년의 시간동안 과세제도 수립을 위해 국무조정실이 TF 차원에서 진행한 부처간 협의는 고작 “과세 인프라 구축 등”에 한정된다.

그마저도 가상자산의 실무부서인 금융위원회와는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정부부처의 책임 떠넘기기를 앞장 서서 조율하고 조정해야 할 국무조정실이 가상자산 관련 이슈에서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를 방증한다.

국조실의 無조정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불평등한 가상자산 과세제도로 돌아왔다.

유동수 의원은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의 국가들도 IFRS를 따르고 있지만 가상자산을 자본소득으로 구분하고 있다.

회계기준이 세법상 소득분류의 주요 기준인 점은 맞지만 불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소득분류에 융통성이 필요하다.

백번 양보해서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볼 지라도 과세방식, 과세체계, 세부담 등이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지금의 가상자산 세제는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과도한 세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가상자산을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이 4만불(한화 약4,700만원)이하이면 비과세하고, 영국은 양도차익이 12,300파운드(한화 2,000만원)이하이면 비과세한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는 양도차익 관계 없이 250만원만을 공제해줄 뿐이다. 외국개미들에 비해 동학개미들에게 불리한 세제인 것이다.

가상자산과 가장 유사한 거래행태를 보이는 주식시장과 비교해도 세부담의 형평성을 잃었다.

소액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5,000만원을 공제해주고 5년간 이월공제를 해줌에 비해 가상자산 양도차익은 기본공제액도 250만원에 불과하고 이월공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양도차익 1억원을 가정했을 때 주식 등은 10% 세부담율을 지는 반면 가상자산은 19.5%에 달하는 세부담율을 지게 된다.

가상자산과 금융투자소득이 이처럼 과세형평성을 잃은 근본원인은 소득세법이 가상자산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주된 이유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가상자산을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가상자산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가상자산 세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거래를 전제로 설계되어 장외거래, P2P거래, 거주자의 해외거래소 이용 등 탈세 허점이 많고 채굴, 에어드랍 등 취득원가 산정이 곤란한 사례 등 과세기준이 모호한 점이 많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지기까지 이제 약 3개월의 시간밖에 없다.

탈세허점이나 과세기준이 모호한 사례 등은 가상자산 제도개선의 실무를 맡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현장과 가까워 가장 많이 파악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가상자산과 관련해서 더 이상 뒷짐만 지고 있지 말고 주도적으로 부처협의를 이끌어 과세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세제상 허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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