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바닷가에서

 

에메랄드빛 위로
무심한 듯
햇살이 비치는 순간
너무 눈부셔 서러운
미련의 잔가지들

수평선에 걸어놓고
밀고 당기니
하얀 포말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비워내라
비워야 담긴다

가슴속 거센 파도
드넓은 해안에
오롯이 내려놓고

바람의 환상곡에
온몸 묵묵히 맡겨
유유히
나의 길을 걷는다.

- 류인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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