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단지에서 70명대 무더기 확진... 역학조사 어려워

연수구 중고차 매매단지에 대한 방역작업 모습. ⓒ연수구청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속출했다. 연수구와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으나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서 연수구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5일 연수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옥련동 중고차 매매단지와 관련해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총 75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확진자들 중에는 내국인 4명을 제외한 71명이 모두 외국인이다. 주로 수출업체 직원과 바이어 및 이들의 가족이나 지인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을 국적별로 나누면 리비아와 예멘, 요르단, 이집트, 키르기스스탄, 팔레스타인 등 이슬람권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 이들은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맞아 음식을 나눠 먹다가 무더기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슬람권 외국인들이 연수구 내에서 예배를 하는 곳은 3개소가 있는데, 이들 장소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수칙에 의해 폐쇄됐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부분이다.

그러나 일부 확진자들이 매매단지 인근에 모여서 음식을 나눠먹거나 하는 행위까지는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700여 개의 업체가 밀집한 이 중고차단지에는 하루 수백 명의 바이어가 오갈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지만, 출입자 명부 작성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동선이라도 추적할 만한 CCTV도 부족하고, 역학조사 시 동반되는 통역인력이 부족한 탓에 조사에 어려움 및 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난점이 있다.

현재까지 옥련동 중고차 매매단지와 관련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된 외국인만 추려도 200명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 수 자체가 더 늘어날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다.

다국적의 정주 외국인들이 비교적 많은 연수구는 관내에서 외국인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 통역이 받쳐주지 않거나 제반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

실례로 지난해 연말 경 동구권 및 고려인들(모두 키릴언어권) 다수가 모여 사는 연수동 함박마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 이때도 조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해당 지역의 거주민 모두가 선별검사를 받은 바가 있었다.

특히 중고차단지는 더 문제다. 이미 지난 2월에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20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었기 때문. 그러나 이들 단지 업체들은 이후로도 출입명부 작성 의무화를 따르지 않았다.

이미 겪은 집단감염을 스스로 막으려 노력하지 않아 다시 집단감염이 일어났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전체 8개 단지로 구성된 매매단지에는 경찰 추산 기준으로 하루 평균 400여 명의 외국인 바이어와 업체 관계자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출입명부의 필요성은 지속해서 제기됐었다.

연수구는 쉽게 전화로 방문 기록을 남길 수 있는 ‘080 안심콜 서비스’를 매매 단지에 도입하고,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1주일간 행정명령을 내려 중고차 매매단지 사업장 내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전날 기준 외국인 1,456명과 내국인 1,160명 등 모두 2,616명이 관내 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연수구 관계자는 “일단 휴대전화 위치정보(GPS)를 추적해 최대한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방역수칙 위반 여부는 추후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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