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설립추진위 구성하고 절차 위해 용역 추진

인천의료원 전경. ⓒ인천의료원

 

민선7기 박남춘 인천시장의 선거당시 공약이었다가 중장기과제로 밀리며 시민사회 전반에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제2인천의료원 설립을, 인천시가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설립에 용이한 시기를 놓치는 등 아쉬움을 보인 부분은 두고두고 비판받을 가능성도 아직 있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인천시 제2의료원 설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를 위한 용역을 제3회 추경예산(2억 5천만 원)에 편성해 추진한다.

시가 밝힌 용역기간은 올해 10월부터 1년간이다.

시는 지난달 ‘2030 미래이음’ 정책 발표 후 균형적인 공공의료서비스 제공 및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대응, 의료취약계층 지원, 필수의료서비스 보장 등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의 일환으로 제2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용역이라는 설명이다.

제2인천의료원에 대한 타당성 용역은 지난 2019년에도 한 차례 있었다.

당시 용역에서는 500병상 기준 약 4천억 원 정도의 예산 부담이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민선7기 내로 추진이 어렵겠다고 보고 사실상 과제를 미뤘었다.

그런데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공공지방의료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 지방의료원 설립 계획을 확인했다. 당시 시민사회에서도 추진에 ‘적기’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인천시는 설립의사가 없다고 답하면서 이 혜택은 타 지방 의료원(대전, 서부산, 서부경남)들만이 받게 됐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추가적인 예타 면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함으로써, 시는 일단 예타 면제의 기회는 영영 놓치게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기재부가 예타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수는 있겠지만, 면제 시점 자체를 놓친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의 시선들이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는 이번 용역에 대해 “제2의료원 설립을 위한 법적인 절차로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지방의료원을 신설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설명하고 있다.

1년여 용역기간 동안 기본계획도 수립하고 용역 자체의 내실을 위해 전문가 및 시민단체, 지방의회 등 총 15명 이내의 제2의료원 설립추진 자문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용역의 주요 내용은 ▲의료자원 및 수요·공급 현황 ▲현 의료원과 관내 공공의료기관의 기능 및 역할 정립 ▲제2의료원 입지분석 및 선정 ▲향후 대형 민간병원 개원 예정에 따른 의료 환경 변화의 심층 분석 등을 통해 기본방향을 설정해 인천시 실정에 맞는 최적의 제2의료원 설립(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용역결과물은 제2의료원 설립 허가를 위한 보건복지부 및 기획재정부에 근거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현재 인천 관내의 공공의료기관은 인천의료원을 비롯해 인천보훈병원, 인천적십자병원 등 8곳이다.

이중 공공병상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1,338개로 인천 전체 2만 9,890개 병상의 4.5%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를 인구 1천명 당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와 공공의료기관 의사 수로 환산하면 각각 0.45병상과 0.4명이다. 7개 특·광역시 중 울산시 다음으로 적은 규모다.

그간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2인천의료원을 어떻게든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장기간 힘을 얻었던 이유다.

안광찬 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용역을 통해 인천 시민의 건강권 확보와 의료안전망 구축 및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제2의료원의 최적의 모형을 도출해 공공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인천공공의료포럼’은 “박남춘 시정부의 제2인천의료원 계획이 사실상 폐기 수순이었다가 시의회, 시민사회 등이 호소하면서 다시 설립절차를 밟게 된 만큼, 박 시장이 책임성 있는 모습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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