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예산 투입해 이들 섬끼리 하루 생활권 만들기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지도. (출처 = 네이버 지도)

 

인천 옹진군이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인근 소청도 및 대청도를 순환하는 차도선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8일 옹진군에 따르면 옹진군은 50억 원을 들여 백령도 등 서해3도 순환 차도선을 새로 건조할 방침이다. 

옹진군이 순환 차도선을 띄우게 되면 이 차도선은 백령도에서 출발해 인근 대청도와 소청도를 거쳐 돌아오는 44㎞ 길이의 항로를 매일 순환한다.

소·대청도 주민들이 백령도에 있는 각종 편의시설이나 병원을 당일치기로 이용하기 용이해진다는 설명이다.

차도선의 정원은 200명으로 승용차 43대도 함께 실을 수 있는 490t급 규모다.

만약 관광객이 많으면 승용차 대신 45인승 버스 4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3개 섬을 순환하는 차도선이 취항하면 소·대청도 주민들은 당일치기로 백령도에 방문해 큰 마트에서 생필품을 쉽게 사서 쓰고 주유소나 미용실 등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보건소만 있는 소청도와 달리 백령도에는 의료진을 갖춘 인천시의료원 백령병원이 있기 때문에, 진료나 치료를 받기도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게 옹진군의 설명이다.

현재 소청도와 대청도 주민들은 화물선을 통해 생필품과 난방용 유류 등을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날씨가 좋지 않고 파도가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화물선이 접안하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다.

물론 현재에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오전 일찍 출발한 쾌속 여객선 2척이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까지 운항하고는 있다.

그러나 이 여객선의 운항 스케줄 상 당일에 대청도나 소청도로 돌아오려면 백령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오전 11시 50분쯤 대청도에서 하모니플라워호를 타고 백령도에 도착하면 오후 1시 30분에 코리아킹호를 타고 가야 하는데, 이것 말고 차도선이 다니면 4∼5시간 정도 백령도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생활 편의가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옹진군이 이같은 차도선 도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지난 2018년으로, 관련 내용을 담은 연구 용역이 시작이었다.

당시 옹진군은 280t 정도 급의 차도선을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백령도 인근이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한 먼바다인 점을 감안해 이후 차도선의 규모를 더 불리기로 했었다.

옹진군은 1년 안팎인 차도선 건조 기간 등을 고려하면 내년 8월이나 9월 경부터 본격적인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옹진군은 이 차도선을 하루에 몇 차례나 운항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물 때 혹은 추정 여객 수요 등의 계산이 서는 대로 운항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7명이 투입돼야 하는 선원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선발하고 백령도 등 3개 섬에서 매표 업무를 담당할 3명은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키로 했다. 즉, 이 차도선은 옹진군이 직영으로 운영하게 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차도선을 운용하면 유류비와 인건비 등을 합쳐 매년 10억 원 정도 적자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서해 최북단 섬 주민들을 위한 방안이기에 적자가 있더라도 일단은 자체 예산으로 운영해 보고 추후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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