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식 미추홀구청장 “코로나19 집단면역되면 주민들 다 만나고파”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사진)이 취임 3년째를 앞두고 “남구에서 이름이 바뀐 초대 미추홀구청장으로 의미를 함께 하면서 구 정책을 ‘골목’에 두고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취임한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3년이나 흘렀다, 시간이 빨랐다기보다 미추홀구 전체가 바쁘게 지냈다고 생각한다”면서서 “민선7기 시작부터 언제나 강조해온 골목 중심의 경제와 복지를 계속해 챙기겠다”고 밝혔다.

골목 단위를 계속해서 챙기겠다는 행정 방향을 의식하듯 김 구청장은 ‘골목’이라는 단어를 수 차례 반복했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미추홀구청장 취임 3년째 소감은?

남구에서 미추홀구로 구 명칭이 바뀌면서 초대 미추홀구청장으로 취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흘렀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시간이 빠른 것이 아니라, 미추홀구 전체가 바쁘게 지냈다는 생각이다.

나는 늘 ‘골목행정’을 강조해왔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골목은 우리 삶 그 자체이며, 기초단위 지방정부가 존립해야 할 이유다. 그래서 구청장과 공직사회와 주민 여러분들이 일체가 돼 지난 3년을 살아왔다. 여전히 의욕과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넘치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현장을 뛰고 싶다. 끝나는 날까지 그렇게 일할 것이고, 남은 임기 동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김 구청장에게 ‘골목’은 이미지화된 느낌이다. 여전히 본인에게 핵심사항인가.

주민들의 삶의 현장인 골목이야말로 복지와 경제정책의 시작점이자 종결점이라고 생각한다. 미추홀구 전체에 혈맥처럼 흐르는 골목이 살아야 도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민선7기 모든 정책 핵심 키워드를 골목으로 선정해 현장 중심 행정을 실행하고 있다.

모든 정책이 골목에서 시작되지 않은 것이 없다. 환경, 안전, 마을공동체, 복지 등 모두 골목에서 시작됐고 골목에서 해결돼야 할 것들이다. 실례로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골목’이라고 하면 교통정책부터 주거, 환경, 어린이, 여성, 노인과 관련한 정책들이 함께 지원돼야 한다. 여기에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과의 협업까지 가야한다. 그간 골목을 중심으로 추진된 사업과 정책은 모두 그런 형태였다.

폐기물 무단투기를 근절하고 청결하고 산뜻한 골목을 주민들과 함께 만든 것이나, 깨끗한 골목을 만들기 위해 골목실버클린단을 구성한 것, CCTV를 늘리고 범죄예방 시설물과 고효율 LED램프를 설치하는 것 역시 융복합적인 골목 정책 모습들이다.

골목은 각자의 집으로 통하는 동시에 걷고 싶고, 안전하면서 깨끗하고, 일자리까지 만들어지는 주민공동체의 시발점이라는 것이 정책 저변에 깔려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골목과 직결되는 어젠다는 바로 주민 참여였다. 골목은 주민 삶의 길이자 생활 그 자체인 만큼 주민들 문제점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그래서 여성과 노약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별빛골목’을 위해 골목기획단을 구성하고 주민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는 사업 역시 순조롭게 추진됐다.

이웃이 이웃을 돌아보고 복지시스템과 연계하는 개념의 명예사회복지공무원 ‘골–Keeper’ 역시 골목 안에서 주민들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다.

그렇게 주민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왔다. 지난 3년 내내 골목을 중심으로 추진된 사업과 정책이 다 그래왔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기초단위 지방행정은 거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담론보다 각론 입장에서 세심하게 현장을 살피고 지역특성에 맞는 세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주민들과 끊임없이 만나고 의견을 들으면서 주민 생각과 삶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현장에 답이 있고, 현장 요구를 적극 반영한 지역 맞춤형 행정을 하는 것이 지방정부 의무이자 존립 이유라고 생각한다.

미추홀구의 골목사업은 상당히 다양한 편인데.

다양하지만 사업의 출발점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에 있던 그 길을 주민들이 애정을 갖고 다가갈 수 있는가, 안전한가, 소통할 수 있나, 그리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가 등이다. 수십년 간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봉공원을 수봉별마루로 재탄생 시킨 것도 그런 맥락이다. 물론 인천시 야간경관사업과 연계해서 사업비를 확보한 것도 주효했다.

결과 미추홀구 관광명소로 재탄생,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는 가운데에서도 주차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수봉별마루를 보고 싶어 하셨다. 미추홀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까지 정말 많은 호응을 보내주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여기에 수봉산 일원의 숭의4동과 용현1.4동에 수봉산 둘레마실길 2개 코스를 발굴하고 지도 제작까지 마쳤다. 한발 더나가 마을의 다양한 지역자원과 특성성을 조사·연계하는 후속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가지 더해 이 일대의 드라마와 영화촬영지를 엮어 ‘미추홀 촬영길’로 담아냈다. 향후 이들 장소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무비로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6월에 완공한 ‘수인선 바람길숲’도 있다. 2018년 철도공단과 협약 후 수인선 숭의역부터 인하대역까지 철도유휴부지에 대해 총사업비 40억 원을 투입, 옛 수인선 협궤열차를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한 것인데 이곳 역시 인천의 대표적인 ‘걷기 좋은 길’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이밖에도 어둡고 지저분했던 골목길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길로 바꾸는 작업은 계속 할 것이다. 골목마다 꽃밭을 가꾸고 쓰레기를 치우고 안전조명을 설치하면서 걷기 좋고 안전한 길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여기에는 골목지킴이로 임명된 주민들께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동안 ‘주요 성과’라고 하면 어떤 것을 꼽겠는가.

앞서 언급한 대로 구정 철학 핵심 키워드는 ‘골목’이다. 이 골목과 이어지면서 그만큼 중요한 핵심이 바로 ‘공유’다. 우리가 겪고 있는 적잖은 사회문제들을 공유경제 개념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질적인 주차문제다. 과거부터 행해진 난개발과 승용차 보유 증가로 인해 무분별한 불법주차가 이뤄지고 사회문제와 주민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2019년 실시한 주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주민들이 가장 해결을 원하는 현안 문제가 바로 주차환경이었다.

우선은 학교 공간을 개방시켰다. ‘미추홀 열린 학교사업’을 통해 여러 학교들이 동네의 주차장 역할을 하게 됐다. 주차 문제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미추홀구는 IoT기술과 블록체인 기반 공유경제를 활용해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IoT 기반 이기종 통합 스마트 주차관제시스템은 미추홀구에서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까지 했다.

또 낮 시간대 비어있는 부설주차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부설주차장 스마트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비용이 큰 주차장 조성사업과는 달리 관내 주차장의 88.1%를 차지하는 기존의 부설주차장 유휴자원을 적극 활용한 공유시스템이기 때문에 미추홀구의 지역적, 경제적 한계를 극복하고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다.

우리 구는 사업 기획 및 개발 단계부터 지역주민과 인하대학교가 참여한 민·관·학이 협업하는 리빙랩을 활용해 주민과 전문가 의견으로 지역 맞춤형 정책을 도입할 수 있었다. 수많은 지자체들이 원도심에서 해결하지 못한 주차난의 해결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일자리 창출 역시 성과로 꼽고 싶다. 노인 일자리는 2020년 9개 수행기관에서 7654개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에도 7680개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제운사거리 주변 기존 유흥업소를 청년창업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진행, 현재 10개의 점포에서 청년들이 창업을 했다. 올해는 창업점 4개소를 추가로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과 미추홀구민들을 우선 취업시킨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고 실제 35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밖에도 시장 현대화사업뿐만 아니라 용현시장, 석바위시장, 신기시장 내 개별점포 312개소에 화재알림시설을 설치했다. 또 석바위시장 고객지원센터에 태양광발전장치를 설치해 안전하고 쾌적한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체계 구축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안전시설물을 정비한 것과 지난 5월 완공된 어린이교통 교육관은 단순 교육공간이 아닌 다양한 체험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사업인 ‘수인선 유휴부지 도시숲길 조성사업’ 역시 ‘수인선 바람길 숲’이라는 이름으로 역사·문화·휴식 공간으로 탈바꿈, 도심 한가운데 주민참여형 녹색복지 공간을 조성이라는 주민들과 함께 이뤄낸 자랑스런 성과다.

이런 성과들이 모여 2021년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최우수상, 2020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2020년 지방정부 우수정책 경진대회 최우수상, 2020년 인천시 국정시책 합동평가 우수기관 선정 등 대외적으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복지문제는 미추홀구의 큰 숙제 중 하나다. 김 구청장의 성과를 언급한다면?

미추홀구는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복지통장과 자원봉사자, 수도가스검침원, 집배원 등 골목을 누비는 주민 밀착직종의 종사자분들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해 복지위기가구를 집중 발굴하고 있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 역할은 이미 많은 사례에서 그 효용성을 입증했다. 복지그물망에 비켜난 분들이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위기가구를 발굴하는데 통장, 건강음료판매원, 이발사, 미용사, 슈퍼 주인, 수도검침원 등 우리 이웃들의 힘이 컸다.

복지는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각지대를 빨리 발견해서 시스템과 연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웃이 이웃을 돌아보고 나누며 마을공동체를 구현해가는 것이야말로 복지정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 믿고 있습니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제도는 그래서 미추홀구 복지정책의 큰 성과로 꼽고 싶다. 

물론 앞으로 해내야 할 부분도 있다. 우리 구는 주민의 안정된 주거환경을 위해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주거복지센터 설치조례를 제정했으며, 곧 개소를 앞두고 있다. 주거복지센터는 사각지대의 주거 약자를 집중 발굴해 상담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하고 수요자 맞춤형 주거복지서비스를 연계, 주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주거복지센터를 통해 공급자 중심의 단편적이고 획일적이었던 주거 복지 지원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지원체계를 실현하겠다.

임기가 1년을 남기면서 공약 실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실제 어느 정도 진행됐나?

2020년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선정한 민선7기 전국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평가에서 미추홀구가 최우수 지자체(SA등급)에 선정됐는데 인천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최우수 지차체 선정의 영예를 안게 됐다.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공약 57건과 세부과제 150건을 약속했는데, 이중 추진완료 및 완료 후 계속추진 120건, 정상추진 30건으로 80% 정도의 이행 완료율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공약들을 간단히 언급하면 ▲지역 시장형 일자리 5% 확대 ▲안전·재난 컨트롤 타워 구축 ▲맞춤형 도시재생사업 실시 ▲장애인 전문보육시설 및 장애인 거주시설 건립 ▲미추홀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등이 있다. 

나는 구민들과 약속을 지키는 구청장, 신뢰가 가는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공약은 구민들과의 약속이고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지 않은가. 앞으로도 민선7기 공약사항은 구민과의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임기 내 100%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구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미추홀구청장이 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모든 생활은 오롯이 미추홀구민 여러분들을 위한 것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마 모든 지자체장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은 모든 지자체장이 해내지는 못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3년 전 그때의 마음 그대로다. 기초지방정부의 장은 각종 정책과 사업 현장을 누비며 확인해야 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눈으로 봐야만 한다. 고맙게도, 미추홀구 공직자들이 이 골목정치 철학에 정책과 행정으로 함께 해주었다.

더욱 기쁜 것은 주민 여러분들의 공감이었다. 골목을 꾸미고, 청소하고, 이웃과 소통하고 나누면서 골목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셨다. 높은 빌딩과 인공호수, 철도가 아니어도 현시대의 행정과 정책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가야할 지 주민 여러분 스스로 보여주고 가르쳐 주셨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 역시 민·관의 훌륭한 호흡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 오는 11월 집단 면역 형성이란 목표가 달성되면 한분 한분 눈을 마주치고 미소지으며 손을 잡고 인사하고 싶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