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주민들 “여전히 만족 못해”... 일부는 ‘지방선거 표심 보복’까지 예고

지난 1일 서구 주민들이 GTX-D 노선의 ‘인천 원안’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던 당시 모습.

 

정부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강남 직결 대신 GTX-B 노선과 연계해 용산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서부권 교통여건을 감안해 서울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 구축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10년 단위 중장기 법정계획인 이번 철도망계획은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과 노선 확충계획, 소요재원 조달방안 등을 골자로 한다.

지난 4월 22일 국토부가 초안으로 낸 4차 철도망 계획의 초안에는 GTX-D 노선이 김포와 부천까지만 잇는 방안으로 발표가 되며 검단을 중심으로 한 서구 주민들과 김포시민의 여론이 악화됐다.

이들 주민들은 서울 강남과 하남을 직결하길 원했는데, 국토부는 이들 여론을 전부 수용하지는 못하는 대신 일부를 수용한 ‘절충안’의 성격으로 GTX-B 노선과 연계해 신도림역(2호선 환승), 여의도역(9호선 환승)을 거쳐 용산역까지 연결하는 방안으로 확정했다.

국토부의 확정안에는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을 신설하고, GTX-B 노선사업자와의 협의를 거쳐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GTX-B 노선을 공용해 용산역 등 서울도심까지 열차를 직결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이번 노선을 조성하게 되면 GTX-B노선 직결운행 시 장기역과 여의도역 간 24분, 장기역과 용산역 간 28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GTX-D의 건설 구간은 김포부터 부천까지이나, 실제 열차 운행은 GTX-B 노선을 공용해 신도림역, 여의도역을 거쳐 용산역 등 서울도심까지 직결운행 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게 된다”며 “GTX-B 노선을 공용해 운행하면 김포·검단에서 서울도심까지 환승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GTX-D 노선 외에 수도권 서부권의 교통여건을 개선하자는 명목으로 서울5호선의 김포·검단 연장 사업을 ‘추가검토 사업’으로 반영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안건은 당초 지자체 간의 노선협의 지연 등으로 지난 4월 공청회 안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점도 있었도 내부적으로도 교통문제 해소 필요성 등에 공감해 추가 반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외 수도권 서부권의 교통 문제를 GTX-D 노선과 5호선 연장만으로 해결하지 않고 철도노선 간 연계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로나 버스 등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 타당성이 입증되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포·검단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어주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면서도, 이 지역 주민 반발이 강력한 만큼 반발 여론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김포·검단 주민들이 이러한 절충안을 절대 동의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정부로서는 이들 지역의 여론을 계속해서 의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이들 주민들 사이에서는 1년도 남지 않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표심으로 보복하겠다”는 여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인천서구단체연합회 측은 “서구는 수도권매립지를 포함한 환경 유해시설로 지난 30년간을 고통받아 왔는데, 이제는 교통 정책에서마저 배제돼 주민들이 소외감과 허탈감에 빠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구발전협의회 역시 “인천시가 건의한 인천국제공항발 Y자 노선은 GTX-D 노선에서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현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모두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글로벌에코넷’도 성명을 내고 “사실상 서구 주민들의 모든 요구를 제외했다고 판단한다”며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들과 박남춘 인천시장이 GTX-D 노선의 원안 반영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철저히 살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소외된 민심을 표심으로 응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와 검단신도시 총연합회 등 단체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는 “국토부의 이번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주말 차량 행진 시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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