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힘찬병원 측 “병원과 의사 신뢰 회복이 우선”

부평힘찬병원에 설치된 수술실 CCTV를 통해 한 환자의 보호자가 수술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힘찬병원

 

인천 남동구 관내의 척추병원에서 불거진 대리수술 의혹과 관련해 인천 부평지역의 한 병원이 먼저 나서서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 부평구 소재 부평힘찬병원은 병원 내 수술실 총 6곳에 CCTV 설치를 완료하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등 병원 및 의사단체들이 전반적으로 수술실 CCTV 설치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평힘찬병원의 결정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부평힘찬병원 측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인천 척추병원의 대리 수술 의혹이 지역 의료계 전체의 신뢰도를 많이 떨어뜨렸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 CCTV 설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부평평힘찬병원은 수술 전 CCTV 녹화 등을 희망 환자가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사전 동의서를 받은 뒤, 환자 신체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한 모든 관절 및 척추 수술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또한 해당 영상은 환자의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부평힘찬병원은 “수술실 녹화와 실시간 시청을 동시에 할 수 있게끔 이원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관절 전문병원으로는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CTV 설치를 했다고 해도 제한사항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보호자 1인만 지정된 장소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한 수술 장면 녹화는 금지하며, 병원 측은 녹화한 영상은 30일 간만 보관하고 이후는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병원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이전부터 의료사고 등에 대해 환자와 병원 간 시비 등이 얼룩지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안된 내용이었다.

설치를 두고는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환자나 시민단체 등은 “알 권리 및 의료사고 예방 등의 목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 등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게 돼 의사들이 방어적으로 치료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CCTV를 설치한 부평힘찬병원 측도 대한의사협회 등의 반대 이유를 딱히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부평힘찬병원 관계자는 “여러 쟁점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우리 병원의 판단으론 의사에 대한 지역 불신이 커지면서 경영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보니 지역 차원의 불신이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면서 “환자와 보호자가 안정을 얻고 병원과 의사들도 지역에서 다시금 신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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