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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야구 명가’ 이미지 제대로 구긴 제물포고경찰, 야구부 감독 횡령혐의 관련해 학교에 압수수색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인천중구청

 

인천고, 동산고 등과 함께 ‘인천 고교야구의 산실’로 불리는 제물포고등학교 야구부가 이미지를 제대로 구겼다. 경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 어른들의 횡령 혐의’ 때문이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인 2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제물포고 내부 야구부 사무실과 제고 총동창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장학금 지급 내역이 기록된 자료와 야구부 후원회 관계자 휴대전화 1대를 압수했다.

경찰은 제물포고 야구부 후원회 관계자들이 약 3년간 선수들에게 지급돼야 할 장학금 중 약 8천만 가량을 가로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3월 2일 제물포고 야구부 후원회장 A씨가 본래 선수들에게 지급돼야 할 장학금을 상습적으로 횡령한 혐의로 야구부 후원회 관계자 2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 2명은 야구부 감독 B씨와 후원회 총무 C씨로 알려져 있는데, C씨가 B씨와 짜고 개인 계좌를 개설한 뒤 학부모로부터 학년회비 및 입학금 등 후원금 명목을 이 계좌로 받아 금액 일부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의 정황이 있었다는 게 고발인인 A씨의 주장이었다.

고발인에 따르면 이들이 C씨의 계좌로 수 년간 받은 금액은 총 2억 5천만 원 가량 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이 사실관계를 조사 중에 있기 때문에 사실인지의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만약 고발인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학교체육진흥법 위반(제11조 학교운동부 운영 등)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형사처벌 등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고발인의 주장대로 학교운동부에 지원된 금액이 학교 및 학교운동부 계좌로 들어가지 않고 개인 계좌로 들어갔다면, 그 자체도 문제가 될 수가 있다. 후원금 등이 정상적으로 운용됐다면 법적 문제 등을 고려해 통상적으로 개인계좌를 사용해 관리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또 A씨는 제고 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장학금 일부도 B씨나 C씨가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인중·제고 장학회는 해마다 야구 후원회에서 추천하는 우수 장학생 5~6명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나눠 장학생 개인통장으로 장학금을 입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다르긴 한데 적으면 2,700여 만 원에서 많으면 5,500만 원 정도가 지원돼 왔다는 것이다.

B씨 등이 신입생이 입학하면 장학금 등이 주어질 특정 학생에게 통장을 개설하게끔 시키고 통장은 학생이 아닌 B씨 등이 직접 관리하면서, 입금된 장학금을 임의 인출해 개인 용도로 사용했을 의심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다.

만약 이러한 주장이나 정황 등이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 경우에도 범죄(횡령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이나 법조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된 돈을 통장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제3자가 임의로 돈을 인출해 사용하면 이는 횡령죄에 해당되는 처벌받을 수 있는데, 통장 주인의 허락이 있었는지, 혹은 허락된 것으로 판단을 하는지 등에 대한 법적 논쟁이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입학 당시 B씨 등이 장학금 지급 대상 학생의 개설된 통장의 카드와 비밀번호 등을 소지하고 통장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의 부모들이 장학금의 입금 여부와 통장관리 등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실 여부가 아직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석연찮은 정황들이 있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B씨와 C씨 등은 자신들이 장학금 등을 관리하지 않았다며 혐의 일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현재 인지하고 있는 야구부 소속 학생들의 부모들이 검·경 및 교육당국 등에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요구를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학교 내부의 분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교 측은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이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학내에서 ‘학생 문제가 아닌 어른들의 횡령 혐의 문제’로 교직원들 상당수가 부담스러운 분위기 속에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영수 기자  gig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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