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1일까지 정오 시간 즈음마다 시스템 에러... 관리감독 부실 지적

기자가 제보 내용에 대해 실험해본 결제 테스트. 어플 시작부터 오류 메시지가 떴다. (왼쪽) 사업자 측에서 결제 오류 등에 대한 공지글을 남겼으나 29일 오류는 ‘장애’가 아닌 ‘지연’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는 지난 28~29일, 그리고 1일에 계속 이어졌다. ⓒ 배영수

 

인천시의 전자식 지역화폐 ‘인천e음’의 결제오류가 ‘선’을 넘고 있다. 사업자는 물론 인천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돼 관리감독 및 개선책이 요구된다.

복수의 인천시민들에 따르면 인천e음 카드는 지난 28일과 29일, 그리고 금일(1일) 동안 특정 시간에 계속 결제 오류를 내며 결제가 진행되지 않았다.

사업자인 ‘코나아이’가 인천e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뒤늦게 결제 오류에 대한 양해 메시지를 띄웠다. 메시지에 따르면 결제 오류를 냈던 시간은 대부분 정오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민들은 처음엔 ‘카드 불량’인 줄 알았다가 ‘시스템 점검’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토요일이었던 29일에도 인천e음 카드를 사용하려던 시민들을 통해 무더기로 결제 오류가 나타났는데 당시 고객센터의 휴무로 인해 시민들은 원인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번이나 양해 메시지를 띄우고도 인천e음은 1일 정오 즈음의 시간에 수십여분 동안 또다시 집단적인 결제 오류를 일으켰다. 5일 사이 결제활동이 가장 많은 시간에 이렇게 수십 분 결제오류를 낸 것이 벌써 세 번째다.

통상적인 금융기관 및 핀테크 등 금융관련 업체들은 ‘시스템 점검’ 등의 작업을 주로 자정 이후부터 오전 5시 이전인 새벽에 주로 진행한다. 금융시스템의 정기점검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불가피한 작업이지만 고객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시간을 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점심시간 등 결제 활동이 가장 많을 정오에 ‘시스템 점검’의 메시지를 띄우며 결제를 거부하는 행위는 코나아이가 핀테크 업체임을 감안했을 때 비상식적이었다는 비판이 따라올 수 있다.

또 코나아이 측에서 공지한 29일의 결제 오류 건은 명백한 ‘오류’ 건이었음에도 ‘거래 장애’가 아닌 ‘거래 지연’이라는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잘못의 정도를 애써 줄여 감추려는 듯한 의도까지 있었다.

물론 결제량이 많은 시간에 나올 수 있는 오류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최근 5일 사이 너무 잦게 일어났고 시민 거의 모두가 결제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의 ‘집단적 결제 거부’ 현상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또 인천e음이 캐시백 등에 올해만도 3천억 원 내외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에 이같이 황당한 내용으로 결제 오류를 내는 것은 부적절한 부분이기도 하다.

 

기자가 테스트로 이들 인천e음 카드에 1만 원씩 충전시킨 후 1일 오후 12시 30분 경 결제를 시도해 봤다. 모두 결제가 되지 않았다. ⓒ배영수

 

인천e음의 결제 오류 제보들 수 건을 직접 받은 기자가 실험을 위해 1일 정오 즈음 남동구 관내의 한 식당에서 정상 상태의 인천e음 카드 4장으로 실험을 해봤으나, 4장 모두 결제를 거부하기도 했다.

뒤이어 식당을 찾은 한 시민도 인천e음 결제가 오류를 내자 식당 주인은 “이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라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천시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안그래도 우리 부서로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 원인을 알아보고 있는데, 현재 코나카드 자체의 시스템에도 장애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하게 문제점을 짚어내지 못한 것이다. 추후 재차 결제오류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인천시의회의 임동주 의원(산업경제위원장)은 “그렇게 많은 오류로 운영되고 있다면 적잖이 시민 혈세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매우 큰 문제”라며 “이번 의회 회기 때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져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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