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이스라엘 IAI·STK, B777-300ER 개조시설 조성 MOA

IAI의 항공기 개조작업 모습. (사진 제공 = 인천공항공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잉사 제작 대형기 화물기 개조 능력을 갖춘 이스라엘 IAI사가 첫 해외 생산기지로 인천공항을 택했다. IAI는 개조기술 등을 이전할 예정인 만큼 국내 MRO 산업 경쟁력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요세프 멜라메드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항공그룹 대표, 백순석 샤프테크닉스케이(STK) 대표는 4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인천공항 B777-300ER 화물기 개조시설 조성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협약의 내용은 인천공항은 배후용지를 제공하고 IAI와 STK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2024년부터 화물기 개조 시설을 본격 가동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IAI는 연간 매출이 41억 달러에 이르는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으로, MRO, 비즈니스 제트기, 조기경보기, 정찰용 무인항공기, 초고정밀 및 적교란 미사일 등을 개발하고 생산도 한다.

중국 텐진에 B737(소형기), 멕시코에 B767(중형기) 등 기종 별 개조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IAI는 최근 B777 화물기의 개조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스라엘 현지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치닫자 인천공항을 B777-300ER 전용 개조 기지로 선정했다. IAI가 당초 중국 인도 멕시코 등도 후보군에 두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인천공항을 택한 것이다.

IAI는 B777-300ER 개조를 시작으로 대형 화물기 중정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MRO 시장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85개 항공사가 모인 인천공항에서 정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

MRO는 항공기 안전 운항과 성능 향상을 위한 정비와 수리, 조립 등 분야를 총망라한다. 항공기 운용 기간(여객기 20년, 화물기 30년) 동안 수요가 반복되는 고수익 창출 서비스 사업이자 인건비 비중이 일반 제조업의 5배나 되어 고용창출의 효과가 상당하다.

초기 투자비가 높고 전문기술에 대한 노하우와 국제인증 등 진입장벽이 높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 또한 높은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천공항이 금번 유치한 화물기 개조시설은 세계 항공기 제조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 보잉사 기종이란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보잉 항공기는 2018년 2만 5,710대에서 2038년 5만 660대로 10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중 1만 9,420대(38.3%)가 아·태 지역 공항에 소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공항 MRO에서 초도 생산할 B777-300ER의 경우 2004년부터 2020년까지 822대가 세계 항공사에 인도됐고, 이중 221대(2004~2009 인도분)가 2024년부터 노후기로 분류돼 화물기로 개조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은 1대당 110억 원의 개조비가 드는 노후 항공기를 2024년부터 2040년까지 92대를 유치해 누적 수출액 1조 원을 달성하고 2천여 명의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IAI는 화물기 개조기술을 국내기업인 STK로 이전할 계획도 갖고 있는 만큼 국내 MRO 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측 분석이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은 세계 10대 공항 중 유일하게 MRO가 없는 공항이었지만 IAI 화물기 개조 사업 유치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B777-300ER 기종뿐만 아니라 대형 화물기 중정비 등 추가 사업을 적극 모색해 항공기 중정비 사업을 고부가가치 선진국형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MOA는 MOU와 비교하면 세부적인 합의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MOU와 마찬가지로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IAI의 투자 성사 여부는 실제 투자로 이어져야 성과가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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