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하천 복원사업 13년 동안 하천 정책은 오히려 퇴보” 비판

 

인천지역에서 진행된 각종 개발사업으로 관할 기초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소하천 8개가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인천시가 생태하천 복원을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하천을 없애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28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검단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나진포천 일부를 복개(덮어버림)해 버린 데 이어 각 기초자치단체(강화, 옹진 제외)에서 관리하는 소하천 8개가 개발사업 등으로 폐천된 것이 확인됐다.

폐천에 영향을 준 개발사업은 검단신도시와 서창지구 사업 등 주로 주택개발사업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인천시가 하천 마스트 플랜을 작성하고 대대적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지 13년의 세월이 흘렀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시는 하천 정책을 퇴보시킨 ‘주범’으로 지목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조사를 위해 8개 군·구를 통해 소하천 최초 지정 내용, 이후 변경 고시 내용을 받아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인천 하천 마스터플랜이 작성된 2008년 이후 8개 소하천이 사라지고 2개 소하천이 신규 지정됐다.

우선 서구 검단신도시 개발로 ▲완정천(폐천 2019년) ▲신기천(2019)이 폐천됐고, ▲대촌천은 2008년 현황에서는 확인되나 2013년 현황에서는 확인되지 않아 2013년 이전에 폐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동구 서창지구 개발사업으로 ▲걸재천(2009), ▲구룡천(2009)이 폐천됐고, ▲소구월천(2009)도 상류부복개로 하천기능을 상실해 폐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무의도에 위치한 ▲무의천(2015)은 소하천 정비시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천됐다.

또 계양구 ▲지선천(2019)은 소하천 지정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폐천되었는데, 병원 설립으로 하천 연장이 줄어들며 폐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측이 조사 공개한 인천지역 소하천 현황. (폐천된 하천은 노란색 표시)

 

신규 지정된 소하천은 계양구 다남2천(2012)과 굴포천 일부 구간(2020)이다. 

그러나 다남2천은 기존의 장기천이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두동강나 한 구간은 장기천으로 그대로 남고 다른 한 구간이 다남2천으로 신규 지정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인천녹색연합은 신규 지정 중 1곳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굴포천 일부 구간 복원 계획이 수립되며 하천 복원 정책에 진척을 보이는 듯 했지만, 그 뒤로 확인된 실상은 소하천들이 도시개발사업, 사업 타당성 등을 이유로 폐천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택지사업을 펼친다면 생태하천 복원과 연계해 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하천을 없애버린 건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인천녹색연합은 강화와 옹진지역을 제외하면 현재 인천의 지방하천 16개, 소하천이 2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하천의 기능이 약화됐다면 폐천 대신 복원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하천이 포함됐다면, 하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과 복개된 하천을 복원할 방안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하천은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시민들에게 도시경관과 휴식 기능을 제공하며 도시의 바람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인천시가 지역을 진정 쾌적한 도시로 만들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천 정책을 재점검하고 정책 방향도 재정립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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