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학교 부지에는 2026년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제물포고등학교 전경. ⓒ인천중구청

박남춘, 유정복 등 전·현직 인천시장들의 모교인 중구 전동 소재 제물포고등학교가 결국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게 될 예정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16일 인천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물포고교가 현재 원도심 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를 이전하면서 비어지는 자리에 인천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제물포고교의 이전으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면 인근 주민 반발 나타날 것을 감안해 이곳에 별도의 교육기관을 조성하는 것으로 대안을 확정했다는 게 도 교육감의 설명이다. 일단 남부교육지원청 및 진로교육원 등의 이전은 시교육청 내부에서 확정해 놓은 상태다.

제물포고의 이전이 아직 ‘공식적’으로까지 확정된 단계는 아니고, 송도국제도시로 이전 추진은 하지만 아직 대상지를 정해놓은 단계도 아니다.

따라서 고교 이전을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이 있다면 그들에 의한 반발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실제 지난 2011년 중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일어나자 주민 대책위까지 구성되면서 반발 여론이 심해져 결국 무산된 과거가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원도심에 위치한 제물포고가 학생 모집을 제대로 하지 못해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려운 시간이 있었다고 보고 제물포고 구성원 및 지역 주민 등과 의견을 나누면서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이 추진책의 일환으로 조만간 학부모, 학생 교직원 등 제물포고 관계자, 동인천지역 상인회 및 중구지역 주민, 제물포고 총동창회 및 시민단체의 의견들을 차례로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이전 뒤 들어설 교육복합단지 조성은 약 54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오는 2026년 완공할 계획임을 밝힌 만큼 향후 가파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시교육청이 영종지역에 추진하려던 학생진로교육원 신축 문제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접근성 부족을 이유로 반려되면서, 이전부터 노후된 건물을 이용하던 남부교육지원청 이전 문제의 필요성 등과 함께 교육복합단지 조성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교육청의 행정력이 집중 투자돼 오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학교가 떠나기는 해도 충분히 대체할 만한 교육관련 기관들이 들어서는 만큼, 지난 2011년에 나타났던 주민 반발의 강도가 이번에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국전쟁 직후인 지난 1954년 개교한 제물포고는 당시 명문이었던 인천중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진학하면서 인천 대표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특히 중간 및 기말고사 등 시험을 ‘무감독 제도’로 치르는 전통이 지금까지도 계승되고 있다. 

박남춘 현 인천시장과 유정복 전 인천시장, 제갈원영 전 인천시의회의장과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까지 다수의 정계 인사들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연예계에서는 김구라, 지상렬 등의 방송인들이 제물포고 출신이다.

제물포고는 지난 1975년 시행된 인천지역 고교 평준화로 ‘명문’이라는 의미가 다소 퇴색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후 원도심 인구 감소 등으로 신입생이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년 17학급에 전교생이 약 2천 명까지도 도달했었으나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됐다. 현재 한 학년 학급수는 7학급에 전교생은 416명 정도로 많이 줄어 있다.

한편 제물포고의 이전 소식을 접한 미추홀구 주민 김모씨(48, 제물포고 졸업)는 “이전 등에는 동문들의 입김이 강했던 걸로 안다”며 “원도심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그 학교 출신으로서 한 시대가 저무는듯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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