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함께 한 삶을 물으니 한숨부터 내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방송사의 조연출, 트로트 가수로서의 장채원 씨는 순탄한 삶은 아니었다고 눈물부터 보인다.

자서전을 쓰면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않겠냐고 울다 웃는 그녀에게 구구절절한, 노래와 함께 했던, 그리고 현재진행형인 노래와 함께 하는 인생에 대해 물었다.

Q. 장채원 가수에게 “노래란?”

A. 우선 노래에 함께한 제 인생에 대해 말씀 드리기 전에 어릴 때 얘기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전 태어나자마자 산고로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말씀으로는 여기저기 젖동냥으로 얻어먹고 살았대요.

잘 먹지도 못하고 매일을 배가 고파서 살다보니 몸이 약했고, 눈에선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3살 때 재혼을 하셨고, 아버지와 새어머니 사이에서 남동생이 태어나 저는 눈칫밥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이런 새어머니마저도 재혼 후 몇 년 살지 못하시고 돌아가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늘 혼자였던 저는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것이 일상이었어요.

친구도 그립고 정도 그리웠지만 앞만 보고 일만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렇게 우울증이 오더군요. 우연히 일을 하다가 흥얼거린 노래에 가슴 속 깊은 곳의 울림을 받았습니다. 그 뒤론 우울할 때마다 노래를 불렀어요. 노래를 부르면 초라한 제 자신을 잊을 수 있었어요. 멜로디에 제 감정을 더해 노래를 부르면, 노랫말이 흐르듯이 그렇게 노래에 제 인생을 잠시 기댈 수 있었습니다.

20살 무렵, 인천의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를 기회가 주어졌어요. 노래를 배운 적이 없어서 많이 부족했지만, 그곳에서 무대에 오르고 인정을 받으니 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죠.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심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고,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두 아이와 생활하면서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우울증이 극도로 심해졌지만 생계유지가 더 급선무였기에 슬퍼하고 우울해 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하나요? 전 갑상선 수술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은 알코올 중독에 빠져 살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 때 노래로 제 마음을 달랬던 어렸을 때의 시간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2016년, 전국노래자랑에 도전을 했고 예선만 통과하고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무대에 오르니 보잘 것 없던 제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보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제 모습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또 전국노래자랑 예선전에서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노래 밴드 예술단 단장이 같이 무대에 올라가 보겠냐고 제안을 하셨답니다. 그렇게 노래에 한 발 짝 더 다가가 사랑할 수 있게 됐고 남은 인생은 노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도 노래를 부릅니다.

Q. 1집 앨범 수록곡 ‘그리운 사람’은 어떤 노래인가요?

A. 어릴 때부터 엄마가 주는 사랑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항상 엄마의 사랑과 정을 그리워했습니다. 항상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살았던 거 같아요. ‘그리운 사람’은 말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가사를 담은 노래입니다. 전 ‘그리운 사람’을 엄마라고 정해놓고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기억에 없는 엄마를 떠올립니다. 노래를 할 때면 가슴이 먹먹해오더라고요.

Q. 기억에 남는 행사와 TKBN-TV에서 조연출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A. 여러 행사에 올랐지만 특이하게 기억에 남는 건 2017년, 홈쇼핑에 마이크 판매 업체가 출연을 했는데, 마이크 판매다 보니 노래를 부르는 연출이 있어야 하잖아요? 바로 제가 홈쇼핑에 출연을 해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마이크의 성능(?)을 테스크 했답니다(웃음).

한 홈쇼핑에 출연을 하고 다른 홈쇼핑 몇 군데에서도 연락이 와서 또 노래를 부르러(?) 갔고요. 그때 생방송으로 촬영했던 것이 6개월 동안 재방송으로 송출돼서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도 많이 받았어요. 가수로 활동하다 보니 마이크와 또 이런 인연이 닿더라고요.

제가 조연출로 일하고 있는 TKBN-TV는 유튜브 전용 방송인데요. 저처럼 지역·무명 가수들이 무대에 오를 기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MR(반주 음악)로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로 제작, 내보냅니다.

저는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을 관리하고 MR도 확인하며, 전체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음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지역·무명 가수로 활동을 이어가고 생활유지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노래가 좋아 노래를 부르며 살고 싶은 우리 가수들”이 포기하고 절망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 정신으로, 노래 연습도 꾸준히 하면서 가수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저도 집에 노래방 기기까지 설치해 꾸준히 연습하며, 열심히 활동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천 지역 행사에도 많이 초대돼서 ‘인천 홍보 가수’로 이름을 떨치고 싶은 소망도 있고요.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밝게 빛나는 ‘유명 가수’가 돼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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