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기회의 땅이다’. ‘인천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이다’.

인천의 경제계 인사들은 물론 타 지역 경제계 인사들도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산업기반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항만과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고 송도, 영종, 청라 등 3개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의미이다. 인천의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들은 10년 후 인천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인천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가능성과 잠재력 만으로 미래가 담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제조업 공동화, 생산성 하락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새로운 전화점에 선 인천경제
전통적인 산업도시인 인천은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조건 때문이다. 이미 의약품 생산업체인 셀트리온 등 외국인 투자법인이 송도에 둥지를 틀었다. 또 다른 외국기업들이 인천상륙을 준비 중에 있다.

또 물류중심지로의 변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북항과 송도신항의 개발로 항만시설이 확충되고 인천국제공항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남동산업단지 등 기존 산업 기반 위에 이런 환경이 추가될 때 인천은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손색이 없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내부적인 여건만 본다면 인천만큼 기업하기 좋은 곳은 없다”며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수도권 규제와 부동산 문제만 해결된다면 인천 경제의 상승 물살을 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역 내에서 해결할 일이 있다. 전통 산업의 구조 개선과 경제자유구역 등에 첨단산업체를 유치하는 것이다.



▲인천경제의 내재적 문제점
지난 60∼70년대에 조성된 지역 내 산업단지는 아제 조성 당시의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기반시설이 낙후됐거나 생산성은 전국 평균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 중인 사업체수는 전국의 13.8%, 종사자수는 8.7%에 해당되지만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각각 4.1%, 4.6%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겹쳐 좀처럼 도약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동산업단지에서 기업 경영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단지 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생산시설 확장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외국기업으로부터 대규모 물량을 수주받아 공장시설을 넓혀야 하는 A기업 대표의 하소연은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경영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특히 생산원가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공장을 해외나 지방으로 이전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제조업 공동화현상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

▲위기 속에서 기회가 만들어진다
모든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생산성 향상이다.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것은 국내의 높은 인건비 때문이다.생산성 향상의 방안 중 하나가 첨단기술 접목을 통한 전통 주력산업의 혁신이다. 경쟁력이 있는 국내 IT산업과의 접목을 통한 e-비즈니스 활성화, 업종별 B2B 인프라 조성 등 제조업체의 생산성 향상 방안은 셀 수없을 만큼 많다.

지역 IT업계 관계자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이 유비쿼터스 도시로 조성되는 만큼 각종 첨단 기술을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파급시킨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들도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냉장고를 생산하는 이 공장의 생산력은 중국보다 11배나 높다.산업단지의 구조 고도화도 있다.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대체 입주 업종의 범위를 제한해 첨단 IT 및 환경기술이 적용된 업체의 입주를 유도해야 한다.

지식기반 제조업의 전략적 육성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전략산업인 자동차, 기계 등 업종 외에 산업간 연계성이 높은 메카트로닉스, 전자·정보기기, 생물, 신소재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개발 강화와 관련해서는 컨설팅 지원과 중소기업 중심의 산·학·연 협력체제 구축 지원사업이 중요하다.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원청업체와의 공동 기술개발 등이 가능하다.

또 지역 중소기업들은 중앙부처 및 시가 제공하는 기술 지원, 비즈니스 지원, 교육·훈련 기능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에 입주하는 세계적 대학 중심의 R&D클러스터를 조성하고 IT, BT 등 핵심 첨단산업을 유치해 대 중국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금융산업도 함께 육성하면 인천경제는 날개를 하나 더 달 수 있다. 시간이 걸려도 추진해야 하는 일이 지역은행의 설립이다.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는 지역은행 설립 논의를 수면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미 광주나 경남에서 지역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광주, 경남은행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인천시나 인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마스터플랜을 짜고 실행을 하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 시각이다. 인력수급 문제는 지역대학에서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해 기업체 기술자의 재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산재돼 있는 훈련기관들은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각 전문 분야별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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