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째 이어진 한일전, 올해는 체육회가 예산 미교분 조치
선수명단 등 보완 요청했으나 결국 협회가 자부담으로 진행
“비장애인 선수들 4년 전부터 직접 출전했다”...논란 재조명
협회 관계자, “학생들 스태프역할만 했다” 출전여부 부인해

인천시장애인축구협회가 지난 일본과의 장애인 교류 친선경기에서 비장애인 선수들을 출전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장애인축구협회(이하 협회)는 올해로 9년 째 일본과 장애인들 간의 교류를 위한 친선경기를 개최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이 경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매 해 번갈아가며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장애인체육회(이하 체육회)에서는 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이를 통해 축구협회를 보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협회는 체육회로부터 매 년 받던 해당 예산을 받지 못했다. 체육회는 이에 대해 예산편성 부분, 교류 선수 부분이나 임원진의 규모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보완 요청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협회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선수명단에 있어 통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들을 포함시킨 부분에 대해 제외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최종적으로 예산을 미교분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에 협회가 올해 중순에 결국 자부담으로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이 장애인 교류 친선 한일전에 비장애인 학생들이 출전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고 있다. 장애인협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러한 일이 약 4년 전부터 지속됐다고 전했다. 협회에는 인천 K고등학교 학생들이 장애인 축구단의 연습 상대 겸 스태프역할로 지속적인 자원봉사를 오고 있었는데 이 학생들 중 일부가 해당 대회에서 직접 선수로서 출전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이 밝혀지면서 체육회에서 예산을 미교분 처리했던 사실이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에는 체육회가 지적장애인을 인솔한다는 현실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여론도 일었으나 비장애인 선수 출전을 막기 위함이었다면 수긍이 간다는 것이다. 시민 A씨는 “시로부터 관련 예산을 지원받는 체육회의 입장에서 협회가 대회 취지와 어긋나는 일을 한 점에 대해 지적하고 수정을 요청한 것은 마땅히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회 관계자는 “올해 대회를 위해 일본으로 K고등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간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태프역할로 간 것”이라며 출전여부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했던 일이었음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꾸준히 자원봉사를 와준 학생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지적장애인 선수들만 출전시키는데 우리는 비장애인 선수를 포함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K고등학교에서 이 일을 맡고 있던 담당교사는 “이미 한참 전의 일이고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으로 하는 것인데 이 일이 기사화되기를 원치 않는다. 제가 여기에 대해 길게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며 취재에 불응했다.

하지만 장애인협회 관계자 등으로부터 비장애인 선수가 대회에 출전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협회의 해명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록 올해는 시의 예산이 체육회에 의해 어긋난 취지의 대회로 소모되지 않았으나 4년 전부터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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