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아르항가이 어기노르솜에는 람사르 습지협약에 의해 보호되는 어기호수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오더니 오후 늦게, 엄청난 크기의 무지개가 걸렸습니다.

어기노르에서 평생을 살아왔던 주민들도 이렇게 큰 무지개는 처음 보았다고 할 정도로 큰 무지개가... 그것도 쌍 무지개가 떴습니다.

금년 봄부터 여름 초입까지 지속된 몽골의 가뭄은 몽골 농업 생산량의 50% 피해를 입혔다고 연일 보도되고 있고, 푸르러야 할 초원도 가을의 초원처럼 노란 모습이었는데 약 3주 전부터 내린 비에 온 초원이 푸르게 변했습니다.

몽골의 봄과 여름의 가뭄을 ‘검은 조드’라고 부릅니다. 가뭄으로 인해 봄과 여름에 좋은 풀을 넉넉하게 먹지 못한 가축들은 약해질 수밖에 없으니 춥고 긴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동사할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목민들은 이 여름 조드를 매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약해진 가축들이 어차피 겨울을 견디기 어려우니 겨울이 되기전, 가을쯤 고기로 내다 팔게 되어 올 가을에는 고기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큰 어기노르의 무지개가 가혹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유목민들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 넣고 희망으로 다가오는 ‘약속의 무지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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