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대회전 관람객·관광객 ‘북적’ 예측 빗나가
‘졸속’ 여행상품 잇단 예약 취소…숙박업소만 피해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간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던 객실이 텅텅 비었다. 대회기간 인천을 찾을 국내·외 관람객에 대한 수요 예측이  여지없이 빗나갔다.

관람객과 관광객들로 객실이 부족할 것이라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와 인천시의 섣부른 예상은 연이은 객실 예약 취소로 돌아왔고, 숙박업소들은 영업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유는 아시아경기대회 기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여행상품 개발이 부족했고, 국내 일반 관람객들에 대한 정확한 수요분석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천시 중구 월미도 숙박업소 5곳은 지난 5월 조직위, 여행사와 대회기간 객실 이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30개의 객실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내·외 관광객들을 위해 확보할 수 있게 협조한다는 내용의 MOU였다.

하지만 숙박업소들은 계약금 입금일 5일 전에 취소한다는 통보를 여행사로부터 전해 받았다. 인천을 방문하기로 한 중국 관광객들이 법무부의 임시비자를 늦게 받았다는게 이유였다.

숙박업소 업주들은 기존에 거래하던 여행사에 양해까지 구해 어렵게 객실을 빼 놨는데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9월 한달간 빈 객실로 운영해야만 했다.

숙박업소 업주 A씨는 “9~10월 대만, 홍콩, 싱가폴 등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어렵게 양해를 구해 객실을 확보했는데 줄줄이 취소돼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아시아경기대회가 전국체전때 보다도 투숙객이 적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주 B씨도 “객실 20개가 갑자기 취소돼 부랴부류 관광객들을 유치하기에 바빴다”며 “다행히 몇몇 객실은 유치가 됐지만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위나 인천시의 안일한 행정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직위는 아시아경기대회에 아시아 45개국 선수와 취재진을 포함해 2만3천여 명이 참가하고, 외국인 20만 명을 포함해 모두 20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에 따라 아시아경기대회 기간 객실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인천시에 추가 객실을 요구했다.

조직위는 대회기간 1일 평균 1만3천여 개의 객실이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또 선수촌·미디어촌 외에 머무를 수 있는 5천여 개의 객실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확보해 줄 것을 인천시에 요구했다.

조직위의 요구에 인천시는 지역 숙박업소 2만3천여 객실 중 쓸 만한 객실 1만2천 개를 확보했다. 어렵게 객실을 확보했지만 정작 대회 3주전부터 줄줄이 예약이 취소됐다.

예약 취소로 숙박업소 업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인천시는 조사를 벌였고, 8월 말 계약 취소율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숙박업소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천시는 대회기간 일반 투숙객에 확보한 객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라고 권고했다.

인천시는 당초 외국인 관광객과 일반 관람객의 수요 예측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는 적어도 6개월 이전에 이뤄질 수 있도록 여행상품을 만들어야 하지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 관람이 포함된 여행상품은 불과 3개월전에도 많지 않았다”며 “대회 개막 3개월 전에 객실 확보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말 대규모 예약 취소가 발생해 일반 투숙객이라도 받으라고 통보했다”며 “객실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부천, 시흥, 안산 등 인근 타 시·도에 협조요청까지 했는데 인천지역 객실은 텅 빈채 운영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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