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성화주자 감동 싣고 축제에 동참

“몸이 조금 아프지만 성화봉송을 위해 달리기 훈련, 합기도 등 나름 준비를 많이 했어요. 저와 같이 힘든 암투병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어요.”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진행된 개최도시 인천(남동구)에서의 성화봉송에 10년째 힘든 암투병(뇌종양)을 하고 있는 김동호(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1학년)군이 주자로 참여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동호군은 초등학교(인천용일초) 시절 담임선생님이었던 인천석암초 홍혜영(41)교사와 함께 손을 잡고 평화의 빛을 밝혔다.

5살 때부터 뇌종양 투병생활을 힘겹게 이겨내고 있는 동호군은 3년전 척수에 암세포가 전이됐고, 올해 초에는 뇌수술을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동호군은 집과 학교, 병원을 오가면서도 학업에 남다른 열정을 있었다. 또 초등학교 시절 내내 반장을 맡았고, 6학년때에는 전교회장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모범을 보였다.

240m의 짧은 봉송을 위해 동호군은 집 근처 인하대 운동장에서 달리기 훈련을 해 왔고, 동생을 따라 합기도장에 나가 틈틈이 체력을 기르는 등 최선을 다했다.

동호군은 “올해 초 수술 때문에 학교를 나가지 못해 성적이 조금 떨어졌어요”라며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영광스러운 성화봉송 주자로 참가한 만큼 앞으로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에요”라고 말했다.

동호군의 손을 꼭잡고 함께 성화를 봉송한 홍혜영 교사는 “세월호 참사로 힘든 날을 보내고 계신 유가족들과 동호처럼 힘겨운 투병생활을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이 동호가 봉송하는 성화를 보며 기운을 내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동호와 함께 240m의 봉송을 하면서 동호의 빠른 쾌유와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기도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인천 동구지역에서 성화봉송에는 클라라(28·본명 이성민)씨가 주자로 참여해 또다른 감동을 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부른 코리아나 이승규씨의 딸이기도 한 클라라씨는 “정확히 26년이 지난 올해 아시아경기대회에 성화봉송 주자로 선택해 주셔서 아버지의 영광을 조금이나마 이어갈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클라라씨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클라라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기 위해 흘리신 땀에 대해 우선 감사드리고, 그동안 고생하신 만큼 영광이 모든 선수들과 함께하리라 믿는다”며 “최선을 다했다면 이미 최고의 선수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감동의 인천지역 성화봉송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많은 인천시민들의 축하를 받으며 45억 아시아인의 대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동호군, 클라라씨를 비롯한 봉송주자들이 성화를 들고 거리를 지날 때마다 인천시민들은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성화는 중구(동인천역에서부터 한중문화관 1.6㎞), 동구(화도진공원부터 박문사거리 2.7㎞), 남구(숭의주유소부터 옛시민회관쉼터 3.2㎞), 남동구(문예회관사거리부터 남동경찰서사거리 1.3㎞, 남동구리틀야구장부터 논현고잔동주민센터 1.0㎞, 남동중학교부터 남동구청, 1.5㎞) 등 구간에서 봉송된 뒤 남동구청에 안치됐다.

한편 성화는 개막일인 19일, 부평구 지역 봉송을 거쳐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위치한 서구 지역에서의 봉송을 모두 마친뒤 아시아경기대회 성화대에 점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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