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굴포천 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시운전이 있었다. 죽음의 하천으로 전락한 굴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리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굴포천을 되살리는 핵심은 항상 일정한 양의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유지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부평정수장 물을 끌어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굴포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를 이용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

2007년말 완공예정인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굴포천은 ‘자연 하천’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루 7만5천톤의 유지용수 공급은 건천(조금만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하천)인 굴포천의 특성을 감안,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도록 하면서 오염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위한 조치다.

내년부터는 하도(하천이 흐르는 길) 정비작업에도 나선다. 현재 굴포천은 계양구 하야동에서 서해쪽으로 수로를 변경하고 있는 방수로 공사를 하고 있다.

굴포천은 부평, 계양, 부천 등 부평평야의 중심부를 흐른다. 예전에는 붕어와 미꾸라지도 잡았던 소담스런 하천이었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부평에 지방공단이 들어서고 급속한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굴포천은 여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생활오수가 흐르는 하수로 전락해 그 흔한 수생곤충마저 서식할 수가 없는 죽은 하천, 악취를 풍기는 천덕꾸러기로 취급돼 왔다.

굴포천 복원사업이 마무리 되면 장마철에도 평균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40mg/L을 오르내리는 오염하천이 피라미가 서식할 수 있을 정도의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생태하천은 5개 구간으로 나눠 각 공간별로 특성화한다.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 하천살리기 추진단등 환경단체들은 굴포천을 올바로 되살려내기 위해서는 만월산 칠성약수터에서 흐르는 본류와 청천천, 동수천, 목숙천, 세월천 등 각 지류들의 복개도 걷어내 굴포천의 상류와 지류를 함께 되살리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천시가 굴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공사를 추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검단의 나진포천, 학익천 등을 콘크리트로 덮는 이율배반적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복개공사를 즉시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의 폐쇄적인 콘크리트 문화는 시민들의 심신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하천이 도시지역에서 갖는 순기능에 대해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수십년의 어둠을 걷어내고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을 때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감격에 겨워 들떠 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승기천등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인천지역 하천이 뒤따를 수 있도록 굴포천은 자연형 하천 복원의 훌륭한 모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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