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새벽 3시, 인천시 동구의 한 장례예식장에서 상(喪)을 치르던 A(60)씨 등 유족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잠깐 눈을 부친 사이 빈소 입구에 세워 놓았던 근조화환이 무더기로 감쪽같이 사라졌던 것이었다. 그것도 3단짜리 화환들만 족집게로 뽑힌듯 없어졌다. 종적을 감춘 화환은 11개로 132만원 어치였다.

유족들은 돈은 둘째치고라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써 화환을 보내준 조문객들의 성의를 생각하자 분을 삭힐 수 없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장례예식장에 설치된 CCTV를 살폈고, 두리번거리며 트럭에 화환을 싣고 떠나는 B(47)씨 등 2명을 포착했다.

알고보니 B씨 등은 근조화환 수거업자들이었다. 화환에 꽂힌 생화(生花)는 버리고, 대나무 만든 틀과 플라스틱 조화(造花)를 재이용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의 사업장은 화훼단지가 있는 경기도 광명시였다.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 나도는 화환이 대부분 광명시 화훼단지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돈이 되겠다 싶어 아예 화환 재이용 사업장을 차린 것이었다.

8만~10만원 하는 3단 근조화환의 재이용 소재는 1만원 남짓. 새벽 장례예식장에서 훔친 근조화환에서 뺄 수 있는 재이용 소재는 기껏해야 15만원어치였다.

경찰은 B씨 등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했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