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이용 성매매 알선 신변종업소 성행

 
미혼인 회사원 A(30)씨는 친구들이 일러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주민등록번호 없이 간단한 회원가입만 하면 되는 이 사이트에 가명으로 손쉽게 가입했다. A씨가 가입한 사이트는 회원에게 인천지역별 성매매 상대의 프로필을 알려주고 알선해 주는 곳이었다. 사이트에 실린 여성의 얼굴은 가려졌지만 몸매, 나이, 성격 등이 사진과 함께 적혀 있었다.

A씨는 여러 지역의 업소들을 둘러보다 맘에 드는 여성을 골랐다. 적혀 있는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젊은 남자 목소리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친절하게 물어오는 설명에 마음을 열었다. A씨는 처음 해 보는 전화였지만 상대 남자는 그런 A씨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 남자은 마음에 드는 여성의 이름과 시간을 알려달라고 했다.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남자의 설명에 A씨는 처음 골랐던 여성이 아닌 다른 여성의 이름을 대고 전화를 끊었다. 15만원을 입금할 계좌번호가 문자로 전송돼 왔다. 입금을 마치자 오피스텔의 주소와 동, 호수가 다시 문자로 왔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피스텔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A씨는 한시간 뒤 오피스텔을 빠져 나왔다.

오피스텔을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신변종업소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소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버젓이 선정적인 홍보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풍속광역단속수사팀은 지난해 9월부터 이들 신변종업소의 불법 성매매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인천에만 50여 개의 신변종업소가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는게 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같은 불법 성매매를 알선한 신변종업소 12곳의 업주를 붙잡아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단속을 피해 지하철역, 대학가 등지의 오피스텔을 이용해 이같은 불법 성매매를 알선했다.

경찰은 붙잡은 업주의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전 방송 외주사 PD B(40)씨가 신변종업소 성매매 여성의 선정적인 사진을 찍어 프로필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B씨는 257건의 프로필을 작성하고 4천394만원을 챙긴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같은 신변종업소는 이른바 ‘정육점’으로 불린다. 사진, 동영상 등 상대의 프로필을 보고 직접 상대를 골라 성매매를 하기 때문이다. 공중전화나 발신자가 표시되지 않는 휴대전화로는 이들 업소는 예약을 받지 않는 등 음성적으로 이뤄지면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주는 ‘꼬X닷컴’, ‘가까X떡’, ‘X밤닷컴’ 등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를 하려는 남성들을 유혹했고, ‘여X알바’, ‘X알바’ 등 사이트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같은 신변종업소의 불법 성매매가 일반 주택가까지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 성매매 당사자들이 점점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고, 이들이 자주 접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트윗터에서 대대적인 홍보까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업주와 성매매 당사자들을 보면 대부분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며 “성매매 여성들은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 대담한 포즈까지 취하는 등 성매매에 대한 죄의식보다는 단지 돈벌이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변종업소를 이용하는 것은 일부 안마시술소나 유흥주점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와 달리 무조건 사법처리 대상이다”며 “지역 경찰서와 공조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자극적 유혹에 빠진 이들 범법자인 동시에 피해자”

 
“성매매, 사행성 성인게임장이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습니다. 공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일반 시민들이 유혹에 넘어갑니다. 이들은 모두 범법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가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인천지역 풍속 업소에 대한 점검과 단속을 맡고 있는 인천경찰청 풍속광역단속수사팀 이상호(31) 경위는 성매매를 하거나 사행성 성인 게임장을 이용하는 대부분이 평범한 일반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위는 “이번 신 변종업소를 통해 성매매를 한 대부분의 남성들은 대학생, 20~30대 회사원 등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며 “또 여성들도 대학생을 비롯해 20대 초반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평범한 주부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을 담당하면서 우리 사회에 음성적인 성매매와 도박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이같은 불법 풍속업소를 드나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자신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에 이르는 모습을 보면 안까깝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0명의 풍속광역단속수사팀은 성매매,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단속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특히 점점 음성적으로 은밀하게 영업하는 신변종업소와 사행성 게임장에 대해 각 지역 경찰서와 공조수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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