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준비는 돼 있나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아시아 45개국 선수와 취재진을 포함해 2만3천여 명이 참가하고, 외국인 20만 명을 포함해 모두 20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아시아경기대회 개최에 따라 인천이 얻을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예측된 인천시의 생산유발효과는 10조6천175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4조4천239억원, 고용유발효과는 20만1천명이다. <표 참조>

 
그러나 아시아경기대회가 9개월 남은 현재 8년 전 예측한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과연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아직도 숙박, 교통·수송 등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등의 구축이 미흡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대회를 위한 대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이 없다

사전에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관광 및 관람 준비 없이 인천을 찾으면 당장 숙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숙박 문제는 개최도시가 해소해야 한다. 그러나 인천시는 뾰쪽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고민에만 빠져있다.

인천시는 대회기간 1일 평균 1만3천여개의 객실이 있어야 일반 관람객들의 숙박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실적으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경기대회(AG)조직위는 선수촌·미디어촌 외에 머무수 있는 5천여 개의 객실을 추가로 확보해 줄 것을 인천시에 요청했다.

인천 내 대부분 호텔이 이미 AG조직위와 계약했거나 협조키로 해 인천시는 지역 여관의 2만3천여 객실에 눈을 돌렸다. 시는 사전 조사를 했으나 쓸 만한 방은 고작 1만2천 개에 불과했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필요한 수요를 맞추기에도 턱 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예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커서 숙박업체와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 당시 숙박업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 객실이 확보됐지만 예약 취소와 빗나간 수요 예측으로 각 군·구가 업체의 손실을 보존해 주는 등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숙박 문제를 해결할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숙박업소에 대한 위생점검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나마 쓸만한 객실에 대한 관리라도 하자는 취지다.

인천시 관계자는 “객실이 턱없이 부족해 궁여지책으로 인근 타 시·도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관광객을 위한 객실 확보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 어떻게 가야 하나

아시안게임을 위한 교통·수송 계획은 인천AG조직위와 인천시가 분야를 달리해 추진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임원, 심판, 미디어 등 이른바 귀빈 수송은 AG조직위에서 맡는다. 일반 관람객이나 관광객들을 위한 계획은 인천시가 군·구와 협의해 추진 중이다.

AG조직위는 선수·임원 1만3천명, 심판진 2천400명, 귀빈 900명, 미디어 7천명 등 2만3천300명에 대한 수송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1천422대의 수송차량을 준비하고 2천26명의 근무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AG조직위는 대회기간 선수촌 모터풀을 선수촌 내에 설치하고 경기장과 연습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심판진의 경우 경기장 인근에 숙소를 확보해 경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문제는 일반 관람객과 대회기간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오고 갈 방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는 서구 주경기장의 경우 1천901대의 차량만 주차할 수 있어 일반 관람객들의 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천시는 최근 아시안게임 교통종합대책 용역을 발주했다. 결과는 오는 3월 말에 나온다. 인천시는 용역 결과에 따라 경기장과 경기장을 잇는 주요 거점을 선정해 120대의 셔틀버스를 대회기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승용차 의무 2부제, 택시 부재 해제 등 세부적인 계획을 오는 8월 최종 수립해 발표한다.

이런 인천시 대책은 관광객이 아닌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것이다. 이마저도 아직 용역 중인 사항으로 대회기간 시행착오를 통해 보완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다.

 
▲따로 노는 관광마케팅

인천시는 올해 아시아경기대회와 연계한 각종 관광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행사를 아시아경기대회 기간에 맞춰 지역특화 관광상품 개발 및 육성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35만명, 관람객 2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천시와 AG조직위는 대회기간 중 선수촌·미디어촌 및 경기장, 원도심 관광지역을 연결한 관광루트를 만들고, 중국 등 중화권 해외관광협력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8월 김영수 AG조직위원장은 중국 웨이하이시를 방문,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해외 입장권 판매와 10만명 관광객 유치 조인식을 가졌다. 이후 송영길 인천시장과 장후이(張惠) 웨이하이시장은 중국 웨이하이시 현지에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후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여기에 인천시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인천지역병원과 협력해 건강검진, 미용과 연계하고, 쇼핑, 카지노 등 고급스러운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인천시와 AG조직위는 관광수요가 큰 중국 관광객의 대규모 유치를 통해 흑자대회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선 관광업계는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국내 인바운드와 해외 아웃바운드 여행사는 아시안게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는 숙박문제와 대회 일정에 맞춰진 구체적인 관광코스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회 기간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인천을 방문할지에 대한 수요조차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A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여행사로부터 아시안게임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달라는 요청이 있지만 주요 경기장 인근의 관광지와 숙박시설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여행은 장기간에 걸쳐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하기 때문에 사전 정보를 통해 입맛에 맞는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숙박조차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면 대회기간 전·후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 대회기간에 집중돼 있다”며 “관광객들은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편히 쉬고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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