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띠 청년 CEO 오종석의 갑오년 희망

 

애견카페 펫톡(PET TOK)의 문을 열자 열자마자 일제히 견공들이 몰려 들어 손님을 반겼다. 그 뒤로 마냥 푸근하기만 할 것 같은 청년이 웃고 있었다. 그의 별명은 개 아범, 현재는 14마리를 기르고 있다.

“밀 등 곡류는 개들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해요. 그래서 곡류를 줄이고 국내산 쇠고기를 첨가한 사료와 뉴질랜드산 양고기를 혼합한 사료 2종을 출시했어요. 그레인프리라는 사료죠.”

어렸을 적부터 개를 키웠던 그는 개를 너무 좋아 개 사료까지 만들게 됐다. 당시 창업 자금은 200만원. 턱없이 모자란 액수였다.

“저요 창업자금 구하려고 은행 12군데를 다녔어요, 처음에는 문전박대 숱하게 당했죠. 그래도 계속 부딪히는 걸로 밀고 나갔죠. 그랬더니 사람인지라, 사람의 마음이 나중에는 통하더라구요.”

좋아하는 개 덕분에 사료까지 직접 만들어

첫인상은 마냥 푸근하기만 할 것 같았지만 막상 말문을 열자 다부지고 야무졌다.

오종석 (24) 펫톡대표는 인천대 무역학과 08번이다. 학창시절 열심히 취업공부에 매달려 평범한 월급쟁이로 살기보다 자기만의 꿈을 이루고 살자는 생각에서 창업을 꿈꾸며 대학 창업동아리에 가입했다.

“인천대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자금, 기술지원 등 또 대출받는 방법까지 실질적인 멘토역을 해줘요. 그 덕에 창업이 가능했구요.”

2001년 창업을 결심했다. 종자돈인 200만원은 인천대가 지원했다. 이후 JST창업경진대회 등 정부 주관 대회에 출전해 상금으로 1천500만원을 보탰다. 그리고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 은행에서 1억여 원을 대출받아 3억원이라는 목돈을 만들었다.

결과를 놓고 보면 그의 창업은 순탄한 것처럼 보였다. 친환경 개 사료 생산이라는 아이템도 빛났고 유통기한을 늘이기 위해 방부제를 다량 함유한 수입 사료와 비교해 경쟁력도 높았기 때문이다.

입소문 타고 주문 늘어 공장까지 가동

 
아기들이 먹는 이유식처럼 신선함을 극대화 해 친환경 유동식 사료를 개발했다. 하지만 첫 작품은 보기좋게 실패작으로 끝났다.

“국내 동물사료관련법상 모든 사료는 120도에서 15분을 가열한 고형제 형태만 가능했어요.”

궁리 끝에 개발한 것이 무열처리 건조방식의 고형제 사료였다. 차별화는 성공했지만 또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홍보와 마케팅이 절대 열세였다.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좁았다.

개발한 사료를 직접 접하게 하고 구매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애견카페 ‘팻톡’을 개업했다. 틈새 전략은 주요했다.

2013년12월 현재 주말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120명선. 매출도 월 1천500만원대로 늘었다. 주문이 늘자 부평공단에 있는 사료 공장을 가동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친환경재료에 수입품보다 가격은 저렴한 사료라는 점을 부각해 동물병원으로 위주로 영업을 벌이고 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대로라면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처럼 보인다. 여느사람 같으면 잠깐이라도 한 숨 돌릴수도 있지만 그는 쉬지않고 한단계 발전을 위해 도전을 선택했다. 동물사료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건국대 동물영양학 석사과정에 진행해 사료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2014년 새해에는 사료공장을 사회적기업으로 추진해 규모를 키우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에요” 본격적으로 국내 사료 시장에 진입할 구상이다.

아울러 모교인 인천대의 청년창업자들 모임인 인천대청년CEO클럽과 협동조합도 추진해 볼 생각이다. 청년 창업자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포장지를 만드는 협동조합이다.

“청년창업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의 하나나 제품 포장이에요. 생산량이 많지 않고 포장에 대한 조예가 깊지않아 비용을 지나치게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요. 디자인을 구상하고 인쇄와 포장을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협동조합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같이 발전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죠”

“40~50대에는 종자회사 하고싶어요”

그는 또 창업을 꿈꾸는 인천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학생창업자들이 편함보다 불편함에 익숙해 질 것’ ‘창업자본을 마련할 때는 사업을 검증받는 지원사업에 공모해 지원을 받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의 무대는 한국이 아니다. 30대에는 뉴질랜드로 공장을 이전해 글로벌기업으로 키울 생각이다. 40대에는 매출 세계 1위가 꿈이 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40·50대에는 종자회사를 하고 싶어요. 우리의 우수한 곡물씨앗들이 싼값에 외국으로 대량으로 팔려나갔잖아요. 종자를 복원하고 지키는 일을 하고 싶어요.” 갑오년 말띠 해를 맞아 청마처럼 달리겠다는 24살 말띠 청년은 꿈은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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