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올해 실내 무도 아시아 경기대회를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열릴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으로 매우 분주한 분위기이다.

총 45개국에서 13,000여명이 참가하는 매우 큰 대회이다. 이번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은 총 2만3천500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모집은 현장 모집과 온라인 홈페이지 모집의 방법이 있다.

나는 올해 여름에 개최했던 실내 무도 아시아 경기대회에 온라인 모집으로 서류를 접수, 면접 통과 후 자원 봉사자로 참가했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 게임에는 자원 봉사를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실내 무도 아시아 경기대회에서의 자원 봉사를 참여하고 난 후 내린 결론이다.

나는 인천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인천 토박이이다. 2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인천 시민으로서 뜻 깊은 일에 참여하고자,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모집 분야는 다양했다. 나는 관심이 있고 하고 싶었던 미디어 분야에 지원했다. 방송 및 보도지원 등을 한다고 써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식 유니폼도 받고, 인천에 이바지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 무척이나 고취됐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경기가 있기 며칠 전부터 3시 30분까지 도착해 9시까지 빈 관객석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경기가 열리는 4일 동안 내가 하는 일은 KBS 카메라가 있는 펜스 옆에 서서 관객들이 펜스를 건드려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이었다. 사진 촬영이나 방송 안내 등을 도울 줄 알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그냥 서 있는 것이었다.

자원 봉사자를 모집할 때 써있었던 활동은 전혀 해볼 수 없었다. 속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자원 봉사를 하며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니 비단 나만의 일이 아니었다. 중간에 봉사를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비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김영수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은 실내 무도 아시아 대회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자양분 삼아 반드시 내년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을 이뤄낼 것을 약속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 게임 자원봉사자 모집안내를 보니, 실내 무도 아시안게임의 모집 안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신청하는 사람들은 모집 안을 보고 신중히 고민하여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객관적, 구체적이고 진실한 모집 계획을 고지해야만 한다.

이번 대회가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자원 봉사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기쁘게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인 활동 명시를 통해 모집한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기쁘게 봉사할 것이다. 2014 아시안 게임이 성공적으로 개최 되기를 인천시민으로서 기대한다. /이하영(인하대 영어영문학3) 인천 부평구 십정동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