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늘 그렇듯이 아름다운 단풍소식이 전해져오고, 이어 은행나무의 열매가 인도와 차도에 떨어져 민원이 된다는 뉴스 아닌 뉴스가 반복된다. 은행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는 모습이 도로 이 곳 저 곳에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가하고 보행자에게도 불편을 준다는 뉴스, 그리고 무단으로 열매를 따는 사람을 법으로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한 뉴스도 양념처럼 끼어있다.

열매껍질 냄새 해결 방법 제안한다

은행나무는 공룡시대에도 살아서 화석으로 종종 발견되기 때문에 화석식물이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은행나무를 귀하게 여겨 향교나 사당 등에 심어서 사랑해왔고, 인천시에서도 가로수의 약 30% 가까이를 은행나무가 차지할 만큼 지금도 애용되는 나무이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숫나무가 따로 있고 암나무 열매의 껍질은 냄새가 고약하여 재래식 화장실 냄새가 난다. 그러나 열매와 잎 등은 중요한 약재로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나무 열매의 약리적 효과 때문에 암나무만 키우는 농장이 여럿 있고 형질이 좋은 암나무 묘목은 값이 꽤 주어야 한단다.

가로수로는 열매를 달지 않는 숫나무를 심는 것이 원칙이지만 나무가 어릴 때에는 이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즉, 열매가 달려봐야 안다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은행나무 열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몇 년간 고민하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서 제안해 본다.

인천시의 가로수에서 은행나무가 제일 많은데 가을에 모든 암나무에 표식을 하여 현황을 파악한 후 봄에 모든 암나무는 모아서 새로 조성하는 공원에 대규모 은행나무 숲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가로수 길 사이사이에 빠진 은행나무는 3∼4개 노선의 은행나무길에 있는 숫나무를 옮겨서 채워 넣고 빈 노선은 다른 종으로 교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가로수의 종다양성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은행나무 암그루가 한 공원에 대규모로 모여 있다면 가을마다 노랑색 단풍이 장관을 이룰 것이고, 열매가 달리면 공공에서 인력을 투입해 쉽게 수확함으로서 도로변에서처럼 위험하거나 개인이 열매를 수확하는 일도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냄새 때문이라도 바람이 잘 통하는 공원에 입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은행나무 과수원에 더해 한 가지 더 제안할 것은 가로수는 도시 경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나무에 표식, 봄에 모두 모아 공원 숲 조성

일본이나 미국 등을 여행해보면 가로수로 심어지는 나무는 키워질 때부터 바른 수형, 바른 줄기를 가진 나무로 특별히 키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무가 필요할 때마다 시장에서 나무를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인천시의 경우는 녹지사업소에서 가로수만큼은 직접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천에서 키워서 인천에 심으니 어릴 때부터 기후에 적응했을 것이고 우리 도시에 맞는 개성있는 수형으로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나무는 좋은 나무, 나쁜 나무가 따로 없다. 다만 사람이 이용할 때 다소 불편을 느끼는 나무가 있을 뿐이다. 해마다 은행나무의 열매문제가 반복된다면 관련된 전문가, 행정가, 시민들이 함께 모여서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보면 어떨까. /권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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