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난해 31억8천200만 달러(약 3조4천억원)를 투자 유치했다. 올해도 여세를 몰아 일자리창출형 고부가가치 산업의 투자유치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유치로 인해 인천시는 서울시와 전국 광역시 가운데 고용률 1위 등 고용률과 취업자 수, 그리고 경제활동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인천시가 경제수도로서 위상을 가지고, 경제 분야에서 기반을 다쳐가는 일은 그간 추진해온 정책의 성과로서 칭찬을 받을 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분야의 성과에 치우치지 않고, 인천시가 교육, 의료, 복지, 문화, 환경 등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과 직결된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진면목을 갖추어 나가길 기대한다.

인천시는 수도권 위치하고 국제공항에 인접하며, 경제 특구 및 산업단지를 포괄하고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할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서울에 근접하고 있기에, 서울시와 인천시와 같은 대도시를 유지하기에 필요한 대규모 쓰레기처리 시설,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대형 화력발전소, 공항과 항구시설, 산업단지 등 많은 오염원이 인천에 산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산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잘 분리되어 관리되지 않은 채, 분진 및 악취 등의 피해로 많은 시민들이 시달려 왔다.

인천의 대표적인 오염원인 수도권 매립지도 반입되는 쓰레기의 46.67%를 서울에서 배출하면서도, 정작 매립지 유지에 하는데 있어, 시민들의 피해와 불편은 매립지 주변 인천시민들에게 전가되어 왔다. 매립지로 오가는 차량에서 배출되는 교통오염물질,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때문에, 인근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인근에 초등학교 등에서 조사된 학생들의 천식, 비염, 아토피 질환 등 환경성 질환 피해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심했다.

매립지 가동으로 인한 혜택은 서울시가 가져가면서, 그 피해는 인근 지역주민과 어린이 등 생물학적 약자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인천 해양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되는 화력발전소 역시 인천시의 대기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소지를 많이 안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시의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오염 등은 매우 호전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오존 등의 대기오염이 서울, 인천, 경기를 포함하는 수도권에서 심각한데, 그중에서도 인천시에서 이들 대기오염물질의 노출 농도가 특별히 높았다.

2010년 측정망자료에 의하면 인천시는 미세먼지의 경우 15개 측정소 중 15개소 모두에서 24시간 대기환경기준치를 초과했다. 미세분진의 경우 인천시가 7대 도시 중에서 2010년 미세먼지의 평균농도가 55㎍/㎥로 가장 높았다. 도로변 대기측정망의 미세분진농도도 7대 도시 중 60㎍/㎥로 가장 높았다.

이산화질소 등의 오염물질로 인해 이차적으로 형성되는 오존의 경우도 8시간 기준치에 대해서 15개 측정소 중 14개소에서 대기환경기준치를 초과했다. 오존은 인천 해양지역에서 그 피해가 심하다.

이러한 높은 대기오염도는 천식, 비염, 아토피피부염 등 어린이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며, 심폐질환, 폐암 사망률을 높이고 시민들의 유해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경제수도로써 인천을 강조한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양적 성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의 추진 과정에서 인천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깎아 먹는다면, 이들 목표는 달성하기도 어렵고, 시대에 역행적이다. 시민들의 삶을 담보로 경제성장을 원하는 시민들은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하는 일에만 열심인 것 같이 인천시가 인천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시의 역량을 투입해주길 기대한다. 쓰레기 처리, 에너지 생산과 관리, 교통 등이 도시계획 및 관리,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다 관련이 되는 것이기에 이 분야에서의 혁신이야 말로 인천시를 국제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길이 아닌가.

인천시가 작년에 세계보건기구 건강도시에 가입한 만큼 국제적인 건강도시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시정 제반 분야가 시민들의 건강이 향상되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제반 정책을 조정하는 건강도시추진단을 설치하고 시장이 이를 관심을 가지고 챙기면 어떨까. 환경녹지국 산하에 환경보건과를 두고, 시민들의 건강보호를 환경 관리에 최우선을 두면 어떤가. 시정의 최우선 목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국제도시로서의 인천의 위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