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9월, 개관 준비요원으로 이곳에 왔을 때 제 뱃속에 있던 아이가 지금 대학을 다니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지요?”

인천의 여성전문교육기관 제1호인 여성복지관의 하석분 여성팀장(52·상담실 여성담당). 그는 시민의 큰 관심속에 87년 4월 문을 연 복지관이 20세 성년이 되기까지 긴 세월을 한 자리에서 지켜본 유일한 터줏대감이다. 그동안 관장은 네 차례 바뀌었다.

“개관 초기 모습이 지금도 생생해요. 인천 유일의 여성교육기관이다보니 수강열기는 정말 대단했어요. 선착순 접수를 하려고 여성들이 수강신청 전날부터 길게 줄을 서 길에서 밤을 보내기 일쑤였죠. 줄을 서는 이들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며 주민들이 항의를 할 정도였어요.”

기술분야 7개, 문화교양분야 7개였던 복지관의 강좌는 20년이 지난 지금 취업·창업·문화아카데미·사회교육과정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50여개로 늘었다. 시대 흐름에 따라 강좌 이름도 바뀌거나 신설·폐지되는 변화를 겪었다.

“복지관 수료생들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 한복, 손 자수, 미용, 도배, 양재 등 여러 분야에서 수차례 상위권 성적을 거둔 것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여성들의 잠재된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나아가 직업인으로 튼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작으나마 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풀이 죽어 복지관을 찾았던 분들이 교육·상담·자원봉사 등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은 큽니다.”

“하 팀장님은 복지관의 맏언니예요. 교육, 취업, 자원봉사, 상담 등 복지관 전 업무를 두루 섭렵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없죠. 수강생은 물론 수료생들도 친정을 찾는 기분으로 편하게 만나 고민도 털어놓고 앞날도 상의하고 그래요.” 복지관 1기 수료생으로 복지관내 여성자원활동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효순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아동복지학을 전공한 뒤 인천의 각 기관에서 아동복지, 부녀아동상담, 여성사회교육분야를 거치며 전문성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그는 노동부장관상, 여성부장관상, 시장상 등을 수상했다.

“앞으로도 힘든 여성들이 다시금 일어나도록 돕는 작은 지렛대가 되고 싶습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