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지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인천시 남구 ‘신나는 그룹홈’ 길옥연(55) 원장은 1년 넘게 학대받는 아이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구 ‘그룹홈’은 학대, 방임, 위기 등에 놓인 아동들의 보호기관으로 개인이 아닌 구에서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사업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일반 보호시설과는 다르게 아파트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자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 그룹홈 생활을 하면서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지요.”

부모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거짓말과 도벽, 가출 등의 습관이 몸에 배 있어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창 또래 아이들과 웃으며 뛰어놀 나이에 사람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분노조절도 못하고 소아우울증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홀로 많이 울었지요. 꾸준한 치료와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간 저를 마침내 아이들이 인정해주었습니다. 그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요.”

길씨는 아이들을 주변 동사무소 공부방과 복지관 등에 보내며 친구들과 어울리도록 권장했다. 게다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과외와 바이올린 레슨 등도 받고 있다.

“불안정한 가정에서 공부라는 것은 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이제는 복지관에서 1등을 하지요. 주변에서 아이들이 밝고 예절 바르다는 얘기를 들으면 뿌듯합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스스로 목표를 정해 노력하는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길씨는 아이들이 변화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인식과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해 부모들은 처음에 아이를 뺏겼다는 기분에 불평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안심하게 되고 자발적으로 상담도 오지요. 부모들은 직업도 찾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아이들이 좋은 가정에서 지낼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길씨는 “아이들의 소중한 꿈이 피어나도록 그룹홈 시설이 더욱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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