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탈무드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마빈 토케이어(Marvin Tokayer)가 쓴 ‘유대인의 발상’이라는 책에 의하면 세계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의 노벨상 수상자 수가 의학과 물리학은 20%, 화학 10%, 문학 10%, 경제학은 무려 60% 이상이며, 모든 분야를 통틀어 평균 노벨상 수상자의 약 25%가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치·경제·과학·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엘리트의 약 10%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미국인구 약 3억 명 가운데 약 2%인 600만이 유대인이다. 그런데 소위 아이비리그 대학의 약 30%가 유대인이라고 하니 놀랄만하다. 오늘날의 세계를 만든 가장 위대한 인물은 칼 마르크스, 프로이트, 뉴턴 그리고 아인슈타인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뉴턴을 제외한 세 사람이 유대인이다. 미국의 록펠러 일가,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엘슨, 영국의 로이터(로이터통신 창업자), 음악가 멘델스존, 루빈슈타인, 그리고 정치가 헨리 키신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유대인이며,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또한 21C를 이끌어 온 천재 유대인이다. 2천 년에 걸쳐 나라 없는 설움을 당하고 갖은 박해를 받아왔으며 나치스에 의해 600만 명이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로 희생되는 등 역경을 딛고 1948년 드디어 2천 년 만에 다시 독립국 이스라엘을 세우고, 적대적인 아랍국가에 둘러싸였으면서도 이에 맞서 모든 국민이 똘똘 뭉쳐 강국으로 살아남고 있다.

유대민족은 머리가 좋아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까? 영국 더타임즈는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IQ는 국가 기준으로 1위로 보고되고 있는데 비해 이스라엘의 평균 IQ는 세계 30위권으로 그리 좋은 머리를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머리도 그리 좋지 않은 유대인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유대인 성공 비결의 여러 요인 중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강한 연대감이다. 미국 유대인 로비조직인 AIPAC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을 위해 미국 상 하원의원들과 정책 담당자들을 행사장에 불러 로비를 벌인다. 작년에는 미국 상. 하의원 535명 중 400명이 참석했다. AIPAC 행사가 열릴 때면 미국 의회는 당연히 휴회한다. 마치 미국 의회를 옮겨놓은 듯한 행사에서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을 위해 그들만의 목소리를 논리정연하게 낸다.

이런 유대인의 연대의식이 역경을 딛고 안정적인 삶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번영을 이루기까지, 무수한 차별을 견뎌야 했다. ‘개와 유대인은 출입금지’라는 게시판을 50년대까지도 미국 빌딩에서 흔히 볼 수 있었고, 해가 지면 기독교 경비병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닫았으며, 기독교 문명에서 이들은 항상 이방인이었고, 별종 취급을 받았다.

최근 인천 홀대론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인천 홀대는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가장 대표적인 홀대가 국책사업인 인천 지하철 2호선과 국제경기대회인 아시안 게임에 대한 국비 지원 부족이다. 왜 인천에서만 한도 끝도 없는 홀대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아마, 여러 지역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천에서는 하나의 목소리가 나올 수 없다고 무시당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인천도 이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인천은 그동안 서울의 변방으로 인식되어 서울을 위한 위성 도시쯤으로 여겨왔다. 그동안 공직 사회와 정치권도 묵시적으로 동의해 오면서  별다른 정책수단을 갖지 못하였으며, 관, 민, 기업의 유기적인 Network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런 인천을 구하고자 시민단체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200만 명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사회, 노동, 환경 단체는 물론 모든 직능 단체까지 196개의 단체가 참여한 시민위원회이다. 이렇듯 인천의 모든 시민단체가 한목소리를 내는 일은 인천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그동안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행보를 보여 왔던 인천의 모든 단체가 색깔의 옷을 벗어 던지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밤낮으로 노력해야 할 공직 사회는 더딘 걸음을 하고 있고, 정치권은 눈치 보기와 이해득실만을 따지며 적극성이 부족한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우리도 이제는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희재  ㈜우성아이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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