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는 말이 요즘 음식점들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연수동에서 7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46)씨는 예전 선거 같으면 한참 호황을 누려야 할 상황에 오히려 매출이 줄어드는게 믿겨지질 않는다는 말투다.

5.31선거를 닷새 앞두고 선거 특수를 기대해온 인천지역 업소들이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엄격해진 선거법과 지방의원 유급화에 따른 후보자 난립, 인터넷 선거 등으로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식당이나 여행사등 과거 재미를 보았던 업종은 울상인 반면 인쇄업과 사무실 임대업 등은 달콤한 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가장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업종은 바로 시내 음식점들.

과태료를 최대 50배까지 부과하고 선거 파파라치제도까지 도입되는 등 엄격해진 선거법에 따라 과거처럼 흥청망청거리는 일들이 사라지면서 음식점 선거특수가 완전히 실종 됐기 때문이다.

“선거특수는 고사하고 달라진 선거법 때문에 기존에 잡혀있던 모임도 선거 이후로 미루는 통에 오히려 선거가 불황을 부채질하는 꼴이 됐어요”

선거철만 되면 특수를 누리던 여행업계도 울상 이기는 마찬가지.
신흥동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반 여행객은 아예 볼 수도 없고 그나마 수학여행 신청만 조금씩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선거와 무관하게 단체여행을 가기로 했던 사람들도 오해를 받을까 일정을 미루고 있어 이젠 선거철이 오히려 불황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역의 다른 여행사들도 관광버스만 나타나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통에 지난해에 비해 크게는 매출이 20% 가까이 줄어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는 달리 인터넷 선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일부 홈페이지 제작업체들과 광고기획사, 인쇄업소 등은 예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구에서 기초의원에 출마한 김모(44)씨는 “지난 선거가 홍보물 위주의 선거였다면 이번에는 인터넷 선거전의 양상이 짖다”며 “보다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적지않은 돈을 들여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 위치에 따른 홍보 효과와 전화 여론조사가 많아지면서 사무실 임대업과 통신업체들도 쏠쏠한 재미를 보기는 마찬가지.

여기에 아직은 선거특수의 안전지대로 통하는 인쇄소와 광고기획사 등도 후보자들의 명함과 홍보물 제작이 크게 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방의원 유급제 실시로 출마자 수가 대폭 증가한 데다 법정선거비용 제한액도 2002년 선거에 비해 30% 가량 늘었기 때문에 몇일 전까지만 해도 집에 갈 시간도 없이 작업을 할 정도였다고 귀띔한다.

특히 일부 업소는 인쇄물량과 간판, 현수막 등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매출이 30~40% 가량 늘어 선거가 끝나는 대로 밤샘 작업을 한 직원들에게 특별수당이라도 주어야 할 판이라며 들뜬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