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거짓 납치협박 또는 세금 환급 제안 등의 수법을 이용, 6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C씨(42)등 대만인 2명을 구속하고, 대만에 거주하고 있는 미검자 31명을 검거하기 위해 대만에 공조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26일까지 ‘당신 자녀를 납치했다’,‘카드 결제가 연체됐다’고 속여 175차례에 걸쳐 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전화사기는 국세청 직원을 사칭, 초과된 납부 세금을 환급해 주겠다며 현금인출기로 유인한 뒤 계좌이체를 통해 자신들의 계좌로 돈을 입금토록 하는 수법으로 95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카드 결제가 연체됐다거나 건강보험공단직원을 사칭, ARS 음성안내를 들려주고 직원 연결 버튼을 누르도록 유도한 뒤 ‘누군가 당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했다’거나 ‘건강보험료를 환급해 주겠다’며 속여 돈을 챙긴 사례도 52건이나 됐다.

이들은 또 전화로 남자의 울음소리와 비명소리를 들려준 뒤 ‘당신 아들이 카지노에서 빚을 져 돈을 갚지 못해 납치됐으니 돈을 보내라’고 협박해 돈을 챙긴 사례도 10건이나 달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의 두목 L(34·미검)씨는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조선족 10여명을 고용, 한국내 가정집 전화나 개인 휴대전화로 사기전화를 걸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만의 한 신문에 ‘한국 무료관광’이란 광고를 내고 대만인 20여명을 모아 한국에 입국시킨 뒤 금융기관에서 통장 80여개를 개설하고 피해자들로부터 송금받는데 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 회원 정보를 사들인 뒤 전화번호나 가족 관계를 알아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양순열기자 syya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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