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2일(목요일), 인천항 인근에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천 내항 8부두를 시민의 품에 돌려달라고 한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던 것이다. 지난 5월 29일(화)에 인천 자유공원에서 있었던 집회에 뒤이은 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이 단체가 지난 7월 6일(금)에 본 단체의 공동대표를 포함하여 다섯 분이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분들의 방문 시 요구사항은 2013년 4월 말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내항 8부두를 비우고 나갈 것인지 계획서를 제출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7월 12일에 예정되어있는 집회에서 집회참여자들의 거센 분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니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길은 내항 퇴거 계획서 제출뿐이라는 것이다. 그 단체의 요구 사항에 그 날 면담에 참여했던 필자로서는 적잖이 당황하였던 기억이 있다.

지난 4월 초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전국 항만재개발 기본계획 수정계획을 고시하였다. 그리고 동년 7월 9일(월)에는 인천 내항재개발과 관련한 타당성 용역 중간보고를 인천항만공사에서 개최하였다.

이날(7/9) 중간보고에서 필자는 몇 가지 사례를 들며 용역 내용에 관하여 자문을 하였다. 그 중에서 내항 8부두에 호텔이 들어서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였는데 기존 호텔에 영향을 미쳐서 영업을 위축시킬 여지가 있으며 1·8부두를 제외하고 남겨지는 부두(2~7부두)에 또 다른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사실 이 내용은 향후 적정한 시기에 떠나게 되는 회사의 근로자 신분으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지만 전체 항만 근로자의 한사람으로서 당연한 언급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차피 항만가족이거늘…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언급한 내용은 비록 당시 용역보고 내용이 타당성 검토이기는 하나 현재 내항 1·8부두에서 선석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 및 근로자의 대책 마련이 우선시 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여기서 잠깐 항만 즉, 내항을 재개발한다는 것은 무조건 사용 중인 부두와 운영사를 퇴거시켜서 시민광장 등을 조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해 이해관계자들 간의 숙고를 통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또한 도출된 합의에 의거하여 충분한 여유를 가지면서 적절한 시설을 유치하여 인천 지역에 맞는 운영 방안을 수립하여 재개발토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부산항 북항의 사례가 말해주듯이 국내 최초 사례이기에 시행착오를 숱하게 겪으며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있는데 굳이 인천이 속도를 내어가면서 서두를 것이 아니라 부산 북항 재개발의 진행 경과 사항을 천천히 지켜보면서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려가면서 인천내항 재개발을 추진함이 올바른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만 필자가 아쉬워하는 부분은 인천지역의 정서상 동지의식 또는 가족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잘못이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지만 적어도 필자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는 의미다.

한 나라에서 내전(內戰)이 발발하고 있다가도 국가전(國家戰)이 발발하면 내전을 멈추고 국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는 게 보통이다. 다시 풀어서 설명하자면 가끔 정부(국토부)에서 항만·해양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인천지역에서 반드시 나오는 반응은 ‘인천 홀대론’ 이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정작 홀대론이 아니라 홀대를 받게 되는 사유를 없애야하는 것이다.

물론 인천 전체에 대하여 홀대 정책이 나오지는 않는다.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그러면 그때마다 해당 당사자만이 나서서 아쉬움을 토로해야 하는가? 인천지역의 문제는 인천지역 전체의 문제이므로 모두가 다 같이 힘을 모아서 풀어 나가야 한다. 내항재개발이라는 인천의 큰 숙제 앞에서 당사자 따로 제3자 따로 항만업계, 지역주민, 지자체 및 지방관청 따로 따로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와 항만업계의 단체는 추구하는 바에서 조금은 차이가 날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인천지역 및 인천항을 중심으로 살아가야하는 단체들인 것이다. 우리끼리 아옹다옹 할 것이 아니라 모두(주민, 업체 지방관청, 지자체)가 힘을 합하여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우리 모두가 당사자들인 셈이다. 폭넓은 관점에서 이해하면 말이다.

강상곤  ㈜영진공사·물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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